[표학길 칼럼] 迷妄 쫓는 文정부 경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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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학길 칼럼] 迷妄 쫓는 文정부 경제정책

   
입력 2019-11-13 18:19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지난 11월 9일로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진 지 30년이 지났다. 1961년 동독 주민이 서베를린으로 탈출하는 것을 막기위해 소련과 동독은 전체 길이 155km에 달하는 베를린장벽을 세웠던 것이다. 이 장벽은 1989년 허물어지고 서독의 헬무트 콜 총리는 위대한 통독과업을 완수하였다. 최근 많은 경제학자들이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1989년을 세계화의 원년이라고 보고 그 이후의 세계경제 발전과정을 분석하였다. 대표적으로 피케티(Piketty)의 '21세기 자본론'과 밀라노비치(Milanovic)의 '세계가구소득의 양극화현상'에 대한 연구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2년 반 동안 줄기차게 내세워온 '소득주도성장'도 사실은 피케티나 밀라노비치가 주장한 세계적인 소득불균등 현상의 확산을 막아보기 위해 ILO(국제노동기구)를 중심으로 한 후기 케인지안 학파들이 제시해온 이론적 틀을 기초로 한 것이다. 이제 문 대통령의 임기 절반이 지나는 시점이므로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책기조에 대한 평가가 불가피하다.
정치에는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경제에는 성적표가 나와 있으니 어쩔 수가 없게 되었다. 먼저 경제성장률을 보면 정부는 지난해말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2.7%로 제시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2%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수출을 보면 이번 11월 수출도 마이너스로 출발하면서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9개월 연속 수출감소세를 기록했던 2015년 1월~2016년 7월 이후 최장의 마이너스 수출 기록이 되는 것이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액이 6000억 달러(약 700조원)를 통과하였지만 올해는 5000억 달러를 간신히 넘어 수입액을 합친 무역액도 3년 만에 다시 1조 달러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문재인 정부의 경기예측은 희망적 예측만을 반복해온 '양치기 예측'의 연속이었다. 2018년 중반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경기 전체가 전반적인 회복추세에 있다고 진단하였다. 2018년 11월에 장하성 전 정책실장은 "12월이 되면 취업자수 증가가 가능해질 것이고 2019년에는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를 체감하게 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이목희 일자리 부위원장은 2019년 하반기 20만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12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경기하강은 단기적인 경제문제"라며 "수출은 10월을 바닥으로 이후 내년초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하였다. 세계적인 경기 하강 상황에서 특히 수출중심국인 독일이나 싱가포르 같은 나라들의 성장률 하락에 견주어 보면 선방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결국 한국경제는 경쟁국들 경기가 좋을 때도 나빴고 글로벌경제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더 나빠지고 있는데도 국민들을 상대로 일종의 '양치기' 경제전망만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보좌진의 경제현황에 대한 인식이 이 정도니까 문 대통령이 지난 11월 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경제적으로 양극화와 불평등 경제를 사람중심 경제로 전환해 함께 잘사는 나라로 가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자화자찬식 발언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닌가?

문제는 경제전망이 계속 틀려나가면서 경제정책의 기조도 미망을 쫓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인기영합주의에 입각한 최저임금의 졸속인상, 근로시간 단축, 경기진작이라는 미명 하에 일자리 창출 자금의 무한정 방출, 복지향상이라는 탈을 쓴 현금지급 등 재정적자의 누적을 초래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은 최근의 볼리비아, 칠레, 베네수엘라 사태에서 보듯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새로운 경제정책으로의 기조전환이 필요하며 결국 새로운 사람들에 의해 이러한 기조전환을 기대해 볼 수 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획기적인 현실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는 경제실정의 책임은 현 정부에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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