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DLF 제도 개선안' 발표
불완전판매땐 최대 50% 과징금
일반투자 최소액 3억원으로 상향
경영진 내부통제 관리 기준 강화
박동욱기자 fufus@
앞으로 은행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처럼 고위험 사모펀드 판매를 할 수 없게 된다. 대형 금융사고 발생시 금융사의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처벌받게 된다. 또 제대로 위험성을 알리지 않는 불완전 판매가 적발되면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물리기로 했다.
일반 개인투자자의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은 기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높아진다.
14일 금융위원회는 서울정부청사에서 이 같은 방안을 담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금융당국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이라는 개념을 도입키로 했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가치평가방법 등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으로,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상품을 말한다. 주식연계상품, 수익구조가 시장변수에 연계된 상품, 기타 파생형 상품(CDS 등)이 포함된다. 거래소 상장 상품은 제외된다.
은행은 고난도 상품 중 사모펀드와 신탁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고난도 공모펀드 판매는 가능하다. 은행이 자율적으로 판단하지만, 사모펀드인지 공모펀드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경우 금융당국은 소비자로 구성된 판정 위원회를 구성해 최종 판정한다.
사모펀드 일반투자자의 최소 투자액은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리고, 레버리지가 200% 이상인 펀드는 3억원 이상에서 5억원 이상으로 기준을 올리기로 했다. 2015년 사모펀드 규제완화 당시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춘 뒤 최근 대규모 원금손실 DLF 사태가 발생하자 4년여 만에 다시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DLF 사태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며 "유사한 펀드를 1호, 2호, 3호로 쪼개 판매해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투자자 보호장치를 회피했고, 원금 보장에 대한 신뢰가 높은 은행에서 이같은 고위험 상품이 판매되면서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녹취 의무와 숙려제도 적용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고령투자자 등 취약투자자에게는 투자상품의 난이도나 유형에 상관없이 모든 금융투자상품에 대해 녹취·숙려제도를 의무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숙려기간인 이틀 동안 명확한 투자 승낙 의사표시가 있어야 투자가 확정되고, 승낙이 없으면 자동 취소된다. 고령투자자는 기존 70세에서 만 65세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한다.
또 자필 또는 육성으로 직접 진술한 경우에만 제대로 된 설명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본다. 투자자 대신 기재하는 행위, 투자자성향 분류 조작 등 불완전판매 유도행위는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정하고 강력 제재한다.
DLF 사태와 같은 소비자 피해 발생시 금융사의 CEO, 준법감시인 등 경영진이 책임지도록 경영진 내부통제 관리 의무도 명확히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선 국회 계류 중인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의 통과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영업행위 준칙에 임원진이나 CEO 역할 책임을 규정하면 이 법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제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DLF 사태에는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은 위원장은 "우선 손실이 확정된 대표 사례를 대상으로 12월 중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처럼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 관행이 지속된다면 DLF 사태는 언제든지 다른 모습으로 재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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