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현 칼럼] 혁신기업 내모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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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칼럼] 혁신기업 내모는 대한민국

   
입력 2019-11-14 18:32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지난달 28일 렌터카 기반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에 대해 검찰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타다' 대표와 '타다'의 모회사인 쏘카의 대표를 기소했다. 또한 세계가전박람회(CES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로 확정된 인더케그가 주세법 위반으로 우리나라에서 공장 문을 닫게 됐다고 한다. 일명 융합형 혁신기업들이 인·허가의 벽을 넘지 못하고 국내시장에서 사업을 접는 안타까운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안타까워만 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절박하다는 점이다. 물론,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O2O' 시장의 등장과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경제방식의 등장으로 기존의 사업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기존사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혁신기업들을 국내시장에서 사라지도록 방치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최근의 글로벌 경제시장 변화를 마차 시대에서 자동차 시대로 전환하는 것에 비유하는 이들이 많다. 소비자들은 과거의 사업방식으로 생산해 내는 재화나 서비스보다는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경제방식으로 생산해 내는 혁신형 재화나 서비스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마차 시대에 존재하는 법제도들을 자동차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한 국가경쟁력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위에서 본 안타까운 현상들은 현행 법제도들이 새로운 시장과 경제방식을 수용하지 못해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혁신기업들이 해외로 나가 사업을 이어간다는 점이다. 즉, 현행 법제도 때문에 국내에서 사업을 못하고 해외에서 법인세를 내고, 해외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혁신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네이버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대만 등에서 메신저 '라인'을 통해 인터넷 전문 은행업을 하고 있는 것과 자율주행차 '스누버'를 만든 토르드라이브가 미국 실리콘밸리로 회사를 이전한 후 무인차 배송사업을 하고 있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결국, 2차 또는 3차 산업을 규제해온 현행 법제도를 개선하지 않는 한 국내에서 법인세를 내면서 한국인을 고용하는 혁신기업이 탄생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정부도 이런 현상을 인식하고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신기술과 서비스에 대해서는 정부 부처가 '선 허용, 후 규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그 이후에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감사원 감사 때문에 공무원들이 법령을 소극적으로 적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대통령의 선심성 발언이나 공무원들의 변명이 새로운 먹거리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규제 법제의 개선에서 찾아야 할 듯하다. 우리나라 규제제도는 글로벌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점들이 많다. 이는 문제해결도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여 풀어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좋은 예가 '기업활력제고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법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를 두고 사업재편이 필요한 기업들을 심의한 후 위원회의 결정으로 사업재편에 걸림돌이 되는 상법과 자본시장법, 공정거래법 규정의 적용을 제외시켜주는 법률이다. 즉,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규제 때문에 사업재편을 못하는 기업에게 거미줄 중 일부를 제거해 주는 법률인 것이다.

혁신기업의 경우에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인·허가 때문에 국내에서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칭 '혁신기업 육성법'을 제정하여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가칭 '혁신기업 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혁신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에 대해서는 인·허가 요건을 완화하거나 예외를 인정하는 입법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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