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서울 주택 시장의 매수 심리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전후로 후끈 달아오르자 집주인들의 콧대가 다시 높아졌다.
17일 KB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상승률은 지난 11일 조사 기준 0.13%로 분양가상한제가 발표된 뒤에도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피한 구로구, 양천구, 광진구에서 가격 상승이 높았고 8개 동이나 지정이 된 송파구도 매매가 상승률이 높게 나왔다. 구로구가 0.28%로 가장 높았고 송파구 0.27%, 양천구 0.25%, 광진구 0.22% 순으로 다른 구에 비해 상승폭이 소폭 높았다.
양천구는 상한제에서 목동이 제외되자 신시가지 아파트는 물론 일반 아파트까지 매수세가 확산되면서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목동 일대는 특목고 일괄 폐지 정책 발표가 겹치면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송파구는 상한제 대상지로 지정된 뒤 매도 호가가 더욱 오르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내년 3월 개학 전 이사하려는 실수요 문의가 늘어나고 있고 대단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래가 적고 가격 상승폭도 낮았던 소규모 단지로 수요들이 옮겨가고 있다.
서울은 전세가격도 1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파구(0.19%), 광진구(0.17%), 강서구(0.11%), 양천구(0.10%) 등이 전세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다. 송파구의 경우 신규 공급 매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낮은 전세자금 대출로 가을 이사 수요 움직임은 있으나 공급 물량 자체가 부족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전세로 살다가 새 아파트를 분양 받겠다는 수요도 늘고 있다.
상한제가 공론화된 지난 7월 이후 서울은 거래 절벽이 심화되면서 공급 부족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8815건으로 올해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는 이후 거래량이 다시 감소 추세다. 상한제가 발표된 8월 6598건으로 전월에 비해 25%(2217건) 감소한 데 이어 9월 6468건으로 130건 더 줄었다.
10월 거래량은 이날 기준 4698건, 11월은 455건이 신고됐다. 상한제 대상 지역이 선정된 11월의 경우 서울 전체에서 하루 평균 16건 정도 거래되는 데 그쳤다.
서울은 금리 인하 등 풍부해진 유동성 대비 거래 절벽에 따른 주택 공급 부족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주택 매매심리가 9·13 대책 직전으로 고조됐다. 서울은 상한제가 발표된 뒤 서울 매수우위지수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해 10월 28일 114.5에서 11월 4일 114.1로 소폭 하락했던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상한제가 발표된 뒤 119.1을 기록했다. 이달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8월 상한제가 발표됐을 당시 84.6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올랐다. 그만큼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살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부동산 업계는 다만 상한제에 따른 공급 부족이 이미 선반영되어 있고 정부가 역대급 자금출처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매수 심리 과열 조짐이 지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