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을 앞두고 창당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신당 창당과 맞물려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나 보수통합, 중도성향의 제3지대 등 정계개편은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소용돌이로 휘말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17일 본격적으로 신당창단기획단을 가동한 데 이어 대안신당(가칭)도 이날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 시계를 돌리기 시작했다.
변혁은 앞서 신당창단기획단을 구성한 뒤 이날 처음으로 기획위원이 참여하는 공식회의를 가졌다. 공동단장을 맡고 있는 유 의원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변혁이 추진하는 신당의 목표는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야당이다. 새 야당의 중심가치는 공정과 정의가 돼야 한다"면서 "임기 절반을 넘어선 문재인 정부의 연이은 실정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누적돼 있다. 그러나 현재 지리멸렬한 야권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오만과 독선,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특히 보수통합 등을 염두에 둔 듯 "강력한 야당을 단순한 이합집산으로 만들 수는 없다"며 "낡은 과거와 결별하고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새로운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한국당과 물리적 결합만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보수 지지층 결속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은 "한국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세대교체가 무엇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면서 "현재 20대~40대 인구는 절반이 넘지만 국회의원 295명 중 40대 이하 국회의원은 7.1%에 불과하다. 정치가 민심과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대교체'를 앞세워 기성정당과의 차별성을 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변혁의 신당창당기획단 역시 1980년대생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변혁은 현재로서는 한국당과의 보수통합보다 창당에 무게를 두고 당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변혁이 일단 보수통합에 선을 긋고 있는 것은 섣불리 한국당이 세운 '보수빅텐트'로 들어갈 경우 존재감 없이 흡수통합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변혁이 창당을 완료한 뒤에야 심도 있는 보수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유 의원의 이날 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변혁이) 조금 더 큰 정당이 되고 의석을 넓히려면, 신당을 만들어서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가, 어떤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냐가 우선"이라며 "그 외엔 나중에 논의해도 늦지 않는다고 본다"고 했다. 변혁 소속 의원들의 바른미래당 탈당 시기는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변혁보다 먼저 창당 준비에 돌입했던 대안신당도 이날 창당발기인대회를 기점으로 창당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대안신당은 자생정당의 면모를 꾀한다기보다 제3정치세력의 통합을 이끌어낼 구심점 역할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 대안신당은 이날 특별결의문을 채택하고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회의 목표는 제3정치세력의 결집과 통합을 통해 21대 총선에서 승리하는 신당 창당"이라며 "건강한 중도개혁의 모든 제3정치세력과 함께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대안신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양당정치를 끝내고,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이 포함된 선거제도 개혁안이 이달 말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심사를 끝내고 다음 달 3일 본회의 부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법안 처리와 병행해 창당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혁과 대안신당이 신당을 만들고, 무소속 이언주 의원까지 창당 대열에 합세하면 20대 국회는 원내 최다 정당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현재 20대 국회는 여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총 7개 정당이 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변혁 신당창당기획단의 유의동 공동기획단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단 첫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