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종료될 가능성 커져…지소미아 원하는 美, 막판 태도변화 엿보이는 日 변수 될 듯
지소미아(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종료를 5일 앞두고도 한일 양국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지난 2016년에 시작한 지소미아 협정이 3년만에 끝날 가능성이 한 층 커졌다. 지소미아 연장을 강하게 원하는 미국과 액화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하는 일본의 막판 움직임이 지소미아 연장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미·일 3국 장관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제6차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만났으나 지소미아 연장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판결 문제를 해결하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과, 한국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 소재 부품 수출 규제를 철회해야한다는 한국 정부의 대립이 계속됐다. 일본 정부는 이날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철회 요구를 응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미국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앞서 2016년 11월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체결하면서 시작된 지소미아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 한국이 협력하기 위한 것으로, 1980년대 노태우 정부때부터 우리 정부가 일본에 요청을 했지만 일본이 거부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 10월에는 일본측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해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체결이 추진됐다. 지소미아 체결이후 한국은 주로 인적 네트워크로 얻은 정보를 일본에 전달하고 일본 측은 군사위성이나 레이더 등을 통해 얻은 감시자산을 한국에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정부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정보 획득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던 양국 간 군사 교류가 3년만에 중단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한일 양국의 갈등과 관련해 한·미·일이 힘을 합쳐 북·중·러를 막는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 미국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지소미아의 종료가 한미동맹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경우 'VOA'에 "역내 안보를 굳건히 유지하기 위해선 적시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 상황에 정보가 공유되지 않으면 한·일 두나라가 패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이 여전히 지소미아의 연장을 강하게 원하는 부분은 지소미아 종료의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는 15일(현지시간) 최근의 한일 관계에 대해 "해군 비유법을 쓰면 오랫동안 뱃머리가 기울기만 하다가 솟기 시작하고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일왕 즉위식 참여,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총리 환담 등으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말 필요한 일은 관계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도록 시동을 거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 또한 수출규제를 철회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16일 액화 불화수소의 수출을 반도체 수출 규제 이후 처음으로 허가한 것도 태도의 변화로 볼 수 있다. 지난 7월 일본은 고순도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와 액체 불화수소(불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EUV포토레지스트(감광액) 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날 결정으로 수출규제 대상에 오른 모든 종류의 핵심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하게 됐다.임재섭기자 yj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