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지원 목적
2022년까지 450억원 예산 투입
유휴·중고장비 확보에 어려움
내년 장비 반입 목표로 추진
정부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지원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12인치 반도체 테스트 베드 구축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연말까지 장비 구축비용으로 확보한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해야 하지만, 핵심 장비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외 반도체 기업 유휴장비 기증이나 중고장비 구입 등을 통해 반도체 테스트 베드를 구축키로 하고, 장비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일본 수출규제 이후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 중소·중견기업의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성능 평가 및 개발 지원 등을 위해 올해 115억원의 추경을 확보해 나노종합기술원 내 '12인치 웨이퍼용 반도체 테스트 베드' 구축에 나섰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총 4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사업 수행기관인 나노종합기술원은 반도체 테스트 베드에 'ArF(불화아르곤) 이머전 스캐너'를 포함해 10개의 반도체 전용 장비를 구매·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 도입 예정인 'ArF 이머전 스캐너' 장비를 비롯해 핵심장비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장비의 신규 구매 비용은 대략 1000억원에 달해 매우 고가이고, 중고 장비도 100억원 안팎에 이른다. 이 때문에 나노종합기술원은 국내 반도체 양산 기업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이 보유한 유휴장비를 기증받거나 대만 등 해외 반도체 기업이 시장에 내놓은 중고 장비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국내외 기업 모두 장비를 매물로 내놓을 지에 대해 아직까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다만 국내 모 기업이 나노종합기술원의 지속적인 요청에 유휴장비 제공을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함에 따라 조만간 장비 구매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나노종합기술원 관계자는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장비 구매계약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기다려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올 연말까지는 어떤 식으로 구매계약을 맺어 장비 수선을 마치고, 내년에 장비를 들여온다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노종합기술원은 최대 10㎚급 선폭 구현이 가능한 'ArF 이머전 스캐너'를 필두로 미세패턴 선폭 측정 및 패턴형상을 확인하는 'CD-SEM 장비', 초박막 두께 측정장비, 웨이퍼 표면의 잔류물을 제거하는 '클리너 장비' 등 모두 10대를 내년까지 들여와 2021년 초부터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