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시장과 따로 노는 文정부 부동산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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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시장과 따로 노는 文정부 부동산정책

   
입력 2019-11-20 19:04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아파트 가격 안정을 목표로 한 분양가상한제 발표 후 민간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 오히려 아파트 가격 급등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월 12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발표했다. 정책목표와는 반대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자 10월 1일에는 '분양가상한제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단기적으로 신규 공급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 부족을 불러 집값이 폭등하는 부작용이 뒤따른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집값을 잡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를 2005년 공공택지 내 전용면적 85㎡ 이상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하고 2006년에는 공공택지 모든 주택으로 확대한 후 2007년 9월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까지 실시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2007년 22만9000 가구에 달했던 민간주택 공급은 분양가 상한제 실시 이듬해인 2008년 14만5000 가구, 2009년 12만6000 가구, 2010년 9만1000 가구까지 줄었다. 그 결과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다. 반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던 수도권은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급증하면서 수도권 중대형은 미분양의 몸살을 앓는 양극화 현상이 초래되었다. 노무현 정부 때 이미 실패한 경험이 있는 정책을 똑같이 재탕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시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다음 달인 2017년 6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포인트씩 낮추는 대출억제를 골자로 한 '6·19 부동산대책'을 야심차게 내놓았다. 2018년 하반기에만 해도 '8·27 부동산대책' '9·13 부동산대책' '9·21 공급대책' '12·24 공시지가 상향조정' 등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금년 들어서도 연이어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는 등 문재인 정부 2년 반 동안에 무려 17번의 부동산대책이 발표됐다. 두 달 만에 하나씩 부동산대책을 쏟아 부은 셈이다. 주요 골자는 재건축 규제나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 강화, 종부세 강화 등 세금중과와 금융억제다.


'9·13 부동산대책'을 보면 △종부세율 인상과 3억~6억 과표 신설 △과세 기초가 되는 공정시장 가액비율의 100%까지 단계적 조정 △규제대상지역의 주택담보대출 2주택자 전면금지, 1주택자는 이사나 부모봉양 등에만 제한적 허용 △청약, 분양권 시장 규제 △임대주택 세금혜택 철회 등이다. 거래세 인하 없는 종부세 강화와 3억원 이상 종부세 부과로 전국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종부세 부과대상에 들어오게 됐다.

후속조치로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 강화, 2주택자 전세보증 금지 등 금융억제 대책이 이어졌다. 규제대상지역의 1주택자 주담대 제한으로 무주택 청년들의 주택구입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9·21 공급대책'에서는 '9·13 대책'에서 빠져 있던 공급확대를 위해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기 신도시가 아직 진행 중인데도 2기 신도시보다 서울에 가까운 지역에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해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공시 가격도 크게 올려 세금폭탄을 초래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요약하면 실수요자 피해를 초래한 일률적인 부동산 대출 규제, 시장을 무시한 정비사업 규제 강화, 무분별한 신도시 난개발, 공시가격 인상을 통한 꼼수증세 및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다.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는 세금·금융 규제가 총망라되어 있다. 그러나 과거 노무현 정부 때처럼 수요가 있는 서울 도심의 주택공급 감소로 집값만 올려 부의 양극화만 초래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와 같은 규제는 철폐하고 실거주 주택에 대해서는 거주기간에 따라 보유세를 차등부과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등 세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또한 재건축 재개발 도심재생사업을 활성화해 청년들에게 직주근접의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등 시장친화적인 부동산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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