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콧물, 감기인가 비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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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콧물, 감기인가 비염인가

   
입력 2019-11-21 18:30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비염은 코에 염증이 있다는 뜻인데 염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도 있지만 관절염처럼 균이 없는 무균성 염증도 있다. 코의 경우 미생물에 의한 염증일 때는 일반적으로 코감기라 한다. 무균성이면 혈관운동성 혹은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분류하는데 이를 보통 비염이라고 부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비염은 2016년, 2017년 외 환자 순위 3위일 정도로 많은 환자가 고통 받고 있다. 2015년 623만 명에서 2017년 683만 명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연령별로는 0~9세가 25.7%, 30대 13.4%, 10대 13.3%, 40대가 12.7% 순서였다.


알레르기란 꽃가루나 진드기 같은 특정 물질에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비염, 천식, 피부염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을 알러젠이라고 한다. 분자 크기가 크고 복잡한 고분자 물질일수록 알레르기를 쉽게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식물성 보다는 동물성 그리고 동물성 보다는 화학물질이 더 위험하며 식물성일 경우에는 구조가 복잡한 꽃가루가 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가 발전하고 과학이 발달하면서 접할 수 있는 동식물의 종류도 무척 다양해졌지만 과거에 존재하지 않던 다양한 화학 물질들이 개발되어 널리 사용하게 되면서 알레르기 질환도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100% 면으로 된 옷이라도 염색, 세탁뿐 만 아니라 섬유 감촉을 좋게 하기 위해 다양한 화학 약품을 사용하여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의 경우 다양한 화학 첨가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화학 물질과 접촉하게 되면서 알레르기성 질환 역시 급격히 늘고 있다. 그리고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인 비염, 천식, 피부염의 경우 단독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 중 한 가지 질환이 있을 때 다른 질환을 동반할 확률이 증가하게 된다.





혈관운동성 비염의 경우는 뚜렷한 항원은 없지만 급격한 온도 변화, 음식, 담배 연기에 의해 코 점막이 충혈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름만 보면 코 점막이 아닌 몸 전체의 혈관운동 장애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특발성 비염이라고도 한다.
원인 물질을 찾기 위해 흔히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100가지 정도의 물질에 대한 반응을 보는 검사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물질의 수가 이보다 훨씬 더 많으며 먼지의 경우도 다양한 성분이 있고 꽃가루도 식물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며 집먼지 진드기도 종류가 여러 가지다. 따라서 검사결과가 참고사항은 되지만 절대적인 진단 기준이 되지는 못한다. 건조하여 코가 마르거나 심한 스트레스도 증상을 악화시키게 된다. 반대로 너무 습도가 높으면 집먼지 진드기의 번식이 왕성해지기 때문에 40~50%의 습도를 유지하고 온도는 18~23도 정도가 적당하다.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알레르기성과 혈관운동성 모두 원인이 되는 알러젠이나 자극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이민과 같이 주거 환경이 완전히 바뀌면 증상이 호전되거나 반대로 악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알러젠이나 자극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리고 약을 투여하면 증상이 쉽게 호전되지만 약을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어려움이 있다.

근본적인 치료로는 면역요법이 있다. 면역요법은 비염을 일으키는 뚜렷한 항원(알러젠)이 있을 때 그 항원을 아주 낮은 농도로 함유하고 있는 주사를 1주 간격으로 투여하다가 점차 농도를 아주 조금씩 높여가면서 지속적으로 투여하게 된다. 그 후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2주 간격으로 했다가 그 후 다시 4주의 간격으로 늘려가면서 지속적으로 주사를 놓는다. 이 과정은 보통 3~5년 정도의 기간을 요한다. 항원에 따라 주사 대신 혀 밑으로 항원을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렇게 힘들게 치료해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원인항원의 수가 적을수록, 일년 내내 지속되는 통년성 보다는 계절성 알레르기가, 치료 전 증상이 가벼울수록 그리고 연령이 낮을수록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밖에도 코 점막을 레이저로 치료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나 치료 만족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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