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흑사병보다 무서운 `가짜뉴스`

입력 2019-11-27 18:37

가짜뉴스 전쟁 하재식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외상회의에 논의된 조선 독립 문제, 소련은 신탁통치 주장, 소련의 구실은 삼팔선 분할 점령, 미국은 즉시 독립 주장" 1945년 12월27일 외신을 인용한 신탁통치 관련, 기사가 지면을 장식했다. 모스크바 3상(三相)회의 공동결정이 발표되기도 전에 나온 이 기사는 미군정 통치 하의 '남조선'을 강타했다. 전국에서 신탁통치 반대 시위가 일어났다. 그런데 기사 내용과 달리 신탁통치는 미국이 주장한 것이었다. 그것도 장기간이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3상회의 요점은 '신탁통치'가 아니라 남북이 '통일된 임시정부'를 수립하는 것이었다. 한국 신문들이 인용했다는 그 외신의 정체에 대해선 지금도 이견이 분분하다. 하여튼 국민들의 관심은 친일파 처단, 자주독립국가 건설에서 순식간에 찬탁이냐, 반탁이냐로 전환됐다. 이후 해방 정국은 찬탁의 좌익과 반탁의 우익으로 확연히 갈라졌다.

최근들어 가짜뉴스(Fake News) 확산이 전 지구적 문제가 되고있다.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들을 '가짜뉴스'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본격화된 현상이라 한다.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정치적으로 활용성이 높은 데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가짜 뉴스를 비롯한 거짓된 정보가 올바른 민의 형성에 치명적 손상을 주고 민주주의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은 지구촌 가짜뉴스 현상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를 담았다. 가짜뉴스가 최근 몇 년간 어떻게 세계를 혼돈에 빠뜨렸는지를 살펴보면서 가짜뉴스의 생성과 확산 원인, 가짜뉴스의 폐해와 심각성을 조명한다. 특히 대처방법과 퇴치법에 대한 여러 방법을 제시한다. 지구촌 공동체가 불신과 혐오, 분열과 증오로 타락하지 않으려면 가짜뉴스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 전쟁에서 이 책은 '손자병법'과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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