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兆 공공·민간 자금 굴리자”…대형증권사도 뛰어든 위탁운용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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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兆 공공·민간 자금 굴리자”…대형증권사도 뛰어든 위탁운용 쟁탈전

차현정 기자   hjcha@
입력 2019-12-01 14:17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100조원이 넘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금고를 쟁탈하기 위한 주요 대형증권사들의 세 대결이 격화하고 있다. 내년도 정부의 퇴직연금제도 개선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막강한 운용경쟁력을 갖춘 대형증권사들이 속속 경쟁에 뛰어들며 그동안 자산운용사에 편중됐던 국내 외부위탁운용(OCIO) 시장이 확대할지 업계 안팎의 귀추가 주목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대발전기금이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지난달 26일 마감한 서울대발전기금 OCIO 선정입찰에 지원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20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연기금투자풀로 기관과의 신뢰를 오래 쌓은 운용사들은 물론 NH투자증권과 KB·삼성증권 등 초대형 증권사들까지 이름을 올렸다.
예상 외로 많은 많은 업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위탁사 선정 평가사인 한 펀드평가사 관계자는 "최근 위탁운용 선정요청이 예전보다 줄면서 예상보다 많은 운용사와 증권사가 접수에 나섰다"며 "이르면 내주 초 1차 선정결과가 개별통보된 뒤 2차 평가자료가 접수되면 현장실사 뒤 1차 평가(본회) 등을 통해 연내 선정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 운용권을 획득하는 금융회사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6년 동안 서울대발전기금 운용을 맡는다. 위탁자산은 6월말 기준 약 2000억원으로 수십조원에 이르는 연기금 등과 비교하면 매우 적다.



저마다 각오도 필사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첫 대학발전기금의 위탁운용이라는 타이틀을 확보하기 위한 이번 기금 유치전이 사실상 각 사간 OCIO 전력 비교의 장이 되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OCIO는 시스템 구축과 인력, 그리고 회사의 전폭적인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정량점수에서 밀리면 정성점수(PT 등)로 뒤집기 어렵다"며 "기관 자금을 다루는 문제인 만큼 기관과의 오랜 신뢰가 성패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대 기금 쟁탈전 이후로도 공공·민간 자금을 차지하려는 금융투자업계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선정 과정에서 불거지는 과당경쟁에 보수는 바닥 수준이지만 이들 위탁금융사들이 가져가는 유·무형적 이익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연간 운용보수를 받을 수 있는데다 이들 기관의 자금을 운용한다는 상징성까지 얻을 수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먹거리가 부족한 금융투자업계에서 OCIO 경쟁은 계속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요즘은 낮은 보수를 방어하면서 수익을 내는 구조로 운용하는 추세"라며 "연말 조직개편을 앞둔 회사의 경우 최고경영자 연임과도 연계될 정도로 OCIO 선정 이슈는 민감하다"고 말했다.

국내 OCIO 시장은 현재 약 100조원 규모다. 여기에 외부 전문가가 알아서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지시 없이 금융사가 알아서 상품에 투자하는 디폴트옵션 등이 도입되면 시장 규모가 1000조원 이상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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