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테러범, 가석방 중 범행… 보수 - 노동당 `네탓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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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테러범, 가석방 중 범행… 보수 - 노동당 `네탓 공방`

김광태 기자   ktkim@
입력 2019-12-01 13:38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시내에 위치한 런던 브리지에서 흉기 테러가 발생한 직후 경찰이 용의자로 보이는 남성을 둘러싼 채 대응을 하고 있다. 이날 런던 브리지에서 가짜 폭탄조끼를 입은 한 남성이 칼부림을 벌여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용의자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런던 AP=연합뉴스

영국 정치권에서 런던 브리지 흉기테러를 놓고 책임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런던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한 우스만 칸이 과거 테러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가 일찍 가석방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알려져 총선을 앞둔 보수당과 노동당이 서로 '네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1일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칸은 지난 2010년 12월 런던 증권거래소 폭탄테러를 기도한 혐의로 2012년 2월 최소 징역 8년 이상의 부정기형(不定期刑·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복역 기간만 설정하고 형의 만료 시한을 확정하지 않는 형벌)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은 이듬해 항소심에서 징역 16년형으로 바뀌었으나, 칸은 그 절반인 8년만 복역하고 지난해 12월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조건으로 풀려났다.

포문을 연 것은 노동당 소속의 이베트 쿠퍼 하원의원이었다. 쿠퍼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칸이 심각한 테러 범죄로 부정기형을 선고받았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는 가석방위원회의 심사도 거치지 않고 (1심 판결로부터) 6년 뒤 풀려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허용될 수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집권 보수당 소속인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은 곧바로 트윗을 올려 "당신 정부(노동당 정부)가 2008년 도입한 법이 위험한 테러리스트도 형기의 절반만 마친 후 자동으로 풀려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반격했다. 파텔 장관은 "보수당은 당신들의 자동 석방 정책을 끝내기 위해 2012년 법을 바꿨지만, 칸은 그 전에 유죄 선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파텔 장관의 언급은 노동당 정부가 2008년 도입한 '형사사법과 이민에 관한 법률'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정부는 앞서 2005년 시행한 부정기형 제도로 교도소 과밀현상이 벌어지자, 장기 징역형을 받은 죄수가 형기의 절반을 복역하면 가석방위원회 심사를 받지 않아도 자동 석방될 수 있게 이 법을 도입했다.
영국 가석방위원회도 칸의 석방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자동으로 가석방돼 풀려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보수당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

보수당을 이끄는 보리스 존슨 총리는 "형기를 절반으로 줄여 위험한 중범죄자를 일찍 풀어주는 자동적인 조기석방 관행은 효과가 없다"며 형벌 강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보호관찰소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가석방위원회가 죄수의 석방 결정에 관여해야 하는지 등에 관해 의문이 제기된다"며 화살을 돌렸다.

이에 파텔 장관은 칸의 석방 과정에 가석방위원회가 관여할 수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총리가 되기를 원하면서 이것을 모르고 있다니 매우 우려스럽다"며 코빈 대표를 공격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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