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기습 필리버스터에 국회 마비…이인영 “더 이상의 협상은 무의미”

김미경기자 ┗ 민주당 "일괄상정" vs 한국당 "결사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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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기습 필리버스터에 국회 마비…이인영 “더 이상의 협상은 무의미”

김미경 기자   the13ook@
입력 2019-12-01 14:55

민주당, 한국당 뺀 정치공조 추진할 듯
오신환 "2일 원포인트 본회의 열자" 제안, 성사될지 주목


자유한국당의 기습적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전면 마비상태에 빠졌다. 여야가 2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일명 '민식이법' 등 어린이 교통안전을 강화하는 법안을 비롯한 비쟁점법안 만이라도 처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여야 모두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탓에 실행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당과의 협상을 사실상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국민을 볼모로 잡고, 민생을 볼모로 잡아 국회를 봉쇄하고자 한 상대와 더이상 대화하고 합의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절차를 밟아 한국당의 국회 봉쇄 음모를 하나하나 진압해 나가겠다"고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이 원내대표는 "사실 (한국당의 필리버스터에) 만반의 준비를 이미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공조했던 정당·정치세력과 함께 최대한 신속하게 이 사태를 정리해나가겠다. 선거개혁 등을 일사불란하게 추진해 작은 틈조차 주지 않고 적절한 시간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진정 화가 나는 것은 필리버스터가 아니라 정당 이익을 우선하는 상황"이라며 "단 한 번의 양해나 사과도 없이 '이렇게 정치해도 된다'는 몰염치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국회 장악 음모'라고 까지 표현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199건의 안건 전체를 필리버스터 대상으로 지정한 것은 20대 국회가 끝나는 내년 5월까지 국회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기획"이라며 "199건 안건을 모두 수중에 넣은 다음 여론을 살피면서 법안을 하나씩 풀어주겠다는 발상이다. 여론을 살펴 인질을 석방하는 인질범의 수법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국회 봉쇄'라고 규정한 것은 국회법 제106조 2항 때문이다. 규정에는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서명을 받아 무제한 토론 종결동의를 의장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의장은 24시간이 지난 후에 무기명 투표로 종결 여부를 표결해야 하고,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결된다. 그러나 필리버스터를 안건별로 신청하는 만큼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199개 안건을 모두 종결하려면 최소 199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 필리버스터로 국회 봉쇄에 나선 이유가 '패스트트랙 사태 면죄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 국회의원 60명이 국회 선진화법 위반으로 검찰수사를 받아야 한다. 검찰기소만 돼도 정치생명을 위협받는 중대한 범죄사안이라 한국당은 내부적으로 극심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검찰개혁법을 자동폐기해 결국 검찰개혁을 무산시키겠다는 것이 한국당의 노림수이자, 국회를 마비시키겠다는 가공할만한 기획"이라고 판단했다.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정치공조 복원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는 하지만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카드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20대 국회 정상화는 사실상 어렵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이날 민주당과 한국당에 2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양쪽 모두 조건부 찬성이라 성사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막바지에 이른 지금 정치권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인해 국민만 피멍이 드는 안타까운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민생은 뒷전으로 내팽개친 채 국회 파행의 책임을 상대방에 돌리며 20대 국회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은 모두가 패배하는 길"이라며 "오는 2일 본회의를 소집해 민식이법 등 어린이교통안전법, 유치원 3법, 원내대표 간 처리에 합의한 데이터 3법과 국회법 등 민생개혁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도 민식이법 등 민생 법안들은 먼저 처리하자고 했다고 하고, 민주당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거부하고 있지 않다"며 "민생 법안 처리와 관련해 진정성이 있다면 (원포인트 본회의를) 거부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과 관련해서는 "일주일 간 마지막 끝장 협상을 통해 여야 간 합의점을 찾아보자"고 촉구했다.

오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이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고 힘으로 제압을 하겠다며 국회 파행을 무릅쓰고 대결 정치를 선언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고, 국정운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제1야당이 민생을 볼모로 삼아 극단적인 반대로 국회를 마비시키는 것 또한 국민의 지지를 구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민주당과 한국당의 책임 있는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필리버스터를 전제하지 않고 민생법안 등 비쟁점법안을 처리하자고 하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했으나 한국당은 "본회의를 개의조차 하지 않은 것은 민주당"이라고 필리버스터 철회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국회 운영이 파행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김미경·윤선영기자 the13ook@dt.co.kr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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