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경기 둔화 직격탄
상용차 12.8%↓7만4518대
수출 7년 연속 감소 유력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수출 한국호의 주춧돌 역할을 했던 자동차 수출이 7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신흥국 경기둔화에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그나마 수출액이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지만, 향후 경쟁 심화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다.
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우리 자동차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4% 줄어든 198만4226대로 집계됐다.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역성장을 하면서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 2012년 317만634대로 정점을 찍은 뒤 작년까지 6년 연속 감소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도 감소세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승용차 수출은 올해 들어 190만9708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 늘었지만, 상용차가 7만4518대로 12.8% 감소한 여파가 컸다.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국 경기둔화 영향이 상용차에 더 크게 작용했다. 승용차는 북미 지역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유럽 친환경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그나마 버티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지역별로 북미는 89만4036대로 11.0% 늘었고 유럽지역도 54만5460대로 0.3% 증가했다. 중동(-8.0%), 중남미(-22.7%), 아프리카(-34.7%), 오세아니아(-7.8%), 아시아(-15.1%) 등 다른 지역에서는 줄었다.
업체별로 현대·기아자동차는 각각 5.4%, 3.7% 증가했지만, 르노삼성자동차가 36.4% 줄었고, 쌍용자동차와 한국지엠(GM)은 각각 20.6%, 9.2% 감소해 외국계 3사가 부진했다.
전체적인 수출 물량 감소에도 수출액이 증가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수출액은 318억3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했다. 수출단가가 높은 SUV와 친환경차 비중이 올라간 덕분이다. 문제는 SUV와 친환경차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폭스바겐이 전기차 가격 파괴전략을 펼쳐서 코나 전기차가 ID3 보다 10% 정도 가격이 높은 상황"이라며 "코나 전기차의 경우 가격을 인하하면 적자 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SUV 공급과잉으로 인센티브(할인 등) 제공이 늘었는데 내년에도 SUV 신차출시가 다수 예정돼 있어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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