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의 늪… 원포인트 본회의도 불투명

김미경기자 ┗ 민주당 "일괄상정" vs 한국당 "결사항전"

메뉴열기 검색열기

필리버스터의 늪… 원포인트 본회의도 불투명

김미경 기자   the13ook@
입력 2019-12-02 18:24

"철회"vs"보장" 양보없는 설전
與 "민생볼모 안돼…철회해야"
한국당 "최소 5개법안 보장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가운데)등 의원들이 2일 의원총회에서 자유한국당 규탄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앞줄 가운데)가 2일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부터 출발한 여야 대치 전선이 '원포인트 본회의'마저 가로막고 있다. 평행선을 달리는 여야가 서로의 양보만 요구하며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2일 국회에서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필리버스터 정국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양당 모두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일명 '민식이법' 등 어린이 안전강화 법안과 소재·부품·장비특별법, 청년기본법 등 민생·경제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으나 조건이 붙었다.

민주당은 한국당에 공식적인 필리버스터 전면 철회를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민식이법을 비롯해 순수한 민생·경제·비쟁점법안을 원포인트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제안에 동의한다"고 했으나 "(한국당이 내거는) 전제조건은 아무것도 없어야 한다"고 했다. 대신 민주당은 한국당의 공식적인 필리버스터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이 모두 바랐던 '민식이법' 등은 정쟁의 볼모가 아니다. 역린을 건드린 것과 다름 없다"며 "청년들의 미래를 위해 여야가 함께 공감했던 청년기본법 무산은 청년들의 꿈과 미래를 빼앗은 것이다.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무산은 4차 산업혁명시대 대한민국의 도약을 가로막은 것"이라고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제는 한국당이 대답할 시간만 남았다"면서 "이것이 되지 않으면 사실상 진심을 담아 협상하고 합의를 시도하는 것은 봉쇄된다고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역시 이 자리에서 "한국당이 응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으로서는 다른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당 요구대로 끌려다닐 수 없다"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기국회를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과 대안신당(가칭) 등이 참여하는 '4+1' 협의체를 가동하거나, 임시회를 수 차례 여는 방식의 '살라미 임시회 전략'을 동원해서라도 법안과 예산안 등을 처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면 한국당은 여전히 필리버스터를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되레 민주당에 필리버스터를 보장하라고 밀어붙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민주당에 최소한의 필리버스터(법안 5개)를 보장하면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제안했다. 본회의를 열자고 했다"면서 "그러나 민주당은 묵묵부답으로 응하지 않고 감성팔이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지난달 29일 본회의를 불법 봉쇄한 것을 사과하고 책임지라"고 다그쳤다. 더 나아가 문 의장에게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4+1 협의체'를 가동할 경우 더 강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거라고 으름장을 놨다. 나 원내대표는 "'4+1 협의체'를 무슨 근거로 만드느냐, 무슨 권한이 있으냐"면서 "아마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만들고자 하는 다당제 국회가 그런 모습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두고 공개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왜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면 안되는지, 왜 공수처를 설치하면 안되는지 국민 앞에서 토론하자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토론 방식은 상관없다"며 "국민들에게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토론해달라"고 했다.

교섭단체 원내대표로 민주당·한국당과 협상을 이어왔던 오 원내대표는 끝 없이 대립하는 여야에 "양당이 서로 양보를 안 하고 지금처럼 무대포로 정면충돌을 고집하면, 정기국회는 단 하나의 법률도 통과시키지 못하고 말싸움, 몸싸움만 하다가 막을 내리게 된다"며 "서로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네 탓 공방'을 벌여봐야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져야 할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