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신성호·서재익·정기승 강자 없는 '혼전'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4일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을 비롯해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 서재익 하나금융투자 영업전무,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 등 4인의 각축장으로 압축됐다.
물러설 수 없는 4파전 무대는 열렸고 정책과 공약을 앞세운 득표전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후보자추천위원회는 이날 오전 금융투자협회장 후보자 공모를 마감한 결과 이들 4명이 입후보자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후추위는 입후보자를 대상으로 서류 및 면접심사를 거쳐 회원총회에 추천할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는 '뚜렷한 강자가 없다', '1강 3중', '2강 2중' 등 소문만 무성하다. 그런 만큼 최종 당선 직전까지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증권사 최고경영인이자 현직인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의 우세가 점쳐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증권사 사장단 모임인 '금요회 회장(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후임)'을 맡고 있는 만큼 사장단과 친밀도가 높다는 점이 이유다. 신성호 전 사장은 리서치 출신으로 편중된 경향이 있고 '전직'이라는 점이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정기승 부회장은 유일한 관료 출신으로 현 금융당국과 코드를 맞추는 데 유리하지 않겠냐는 진단도 나오지만 서재익 전무와 더불어 상대적 인지도가 떨어져 과반의 득표를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최종 후보자 선정에 앞서 이들은 벌써부터 각 업권별 숙원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금융투자업계 활성화를 위한 청사진을 내세우며 공약 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나재철 사장은 '35년의 금융투자업계 경험'을 강조했고, 신성호 사장은 과거 금투협 전신인 증권업협회 당시 자율규제본부장을 지낸 내부 출신이라는 점을 앞세웠다. 서재익 전무는 업계 변화의 바람을 빠르게 감지하겠다는 점을, 정기승 부회장은 스스로를 현재 추진 중인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조속히 마무리할 적임자라고 강조하는 등 업계 신뢰 제고는 물론 위기 극복, 먹거리 확대에 공약 초점 둔 상황이다.
나재철 사장은 4일 출마의 변을 통해 자본시장의 역할 강화를 강조했다. 나 사장은 "현재 경제환경은 고령화, 저성장, 저금리의 영향으로 수많은 변화에 직면해 있고, 금융투자업계에 과거보다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자체적인 자율규제를 실시하고, 회원사 지원도 강화할 수 있는 협회 혁신 태스크포스(TF)도 추진 의지도 드러냈다. 35년간의 금융시장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 삼아 '행동하는 협회', '제대로 일하는 금투협'을 만들겠다고 전했다.신성호 전 사장은 유일한 금투협 내부 출신인만큼 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40년 넘게 자본시장업계에서 법인, 리서치, WM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 그는 금투업계 현안에 밝다. 신 전 대표는 "저금리로 인한 투자자들의 수익성 제고에 대한 니즈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증권업계를 통한 다양한 금융상품 제공이 결국 투자자들의 재산 증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기업과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78년 한국은행 입행 이후 금융감독원 국장을 지낸 정기승 부회장은 민관 소통 적임자임을 앞세웠다. 정 부회장은 "현재 추진 중인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할 상황이고, 협회의 내부혁신도 시급한 과제"라며 "자본시장 선진화와 금융투자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자본시장의 기반 확충과 활성화를 통한 성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전날 '깜짝' 후보자 등록을 마친 서재익 전무는 한국 자본시장의 글로벌 비중을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금투협의 영향력을 키우고 투자상품 다양화를 통해 금융산업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해외주식투자 결제시스템을 개선하고 한국 시장의 글로벌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후추위는 먼저 10일께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 뒤 이르면 오는 20일 임시 총회를 열어 금투협 회원사인 증권사·자산운용사·선물회사·부동산회사 등 296개사가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임시 총회에서는 정회원사 과반의 출석과 과반 이상의 득표를 얻은 인물이 차기 협회장으로 선출된다.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다득표자를 대상으로 한 결선 투표가 진행되며 과반수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직전 3대 황영기 회장은 과반 득표를 얻으면서 바로 당선을 확정했다. 2대 회장 선거 때는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로 박종수 회장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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