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SK그룹은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장동현 SK 주식회사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을 이번 인사에서 유임하기로 했다. 이석희 사장의 경우 아직 취임한 지 1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았지만, 김준 총괄사장 등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이번 인사에 포함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재신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신 일부 계열사에 50대 초·중반 전략통을 대거 전진배치하고 혁신에 속도를 붙였다. 이번에 신규 선임된 박성하 SK 주식회사 C&C 사장은 SK텔레콤과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 등을 역임한 전략통으로 1965년생이다.
1968년생인 최진환 SK브로드밴드 사장 역시 베인앤컴퍼니와 A.T.커니, 현대캐피탈·카드 등을 거쳐 현대라이프와 ADT캡스에서 대표를 맡은 금융·전략통으로 앞으로 티브로드와의 합병과 재상장 등의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1967년생인 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 역시 SK이노베이션에서 경영전략과 SK주식회사에서 투자2센터장 등을 맡은 전략통으로 꼽힌다.
차규탁 SK루브리컨츠 사장의 경우 윤활기유 사업을 SK 석유화학 사업의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등의 성과를 인정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신규시장 개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주력 계열사들은 조직개편을 단행해 변화를 모색했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딥체인지'에 속도를 더 붙이겠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먼저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을 배터리 사업 대표로 보임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윤활기유 등 석유화학 사업으로 구축한 완성차와의 협력 관계를 배터리쪽으로 연장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존 CEO 직속이던 E모빌리티 그룹을 편제하고, ESS(전력저장장치) 사업부를 신설해 본격적인 'Beyond EV' 사업 역량을 갖추기로 했다. 전기차용 배터리를 넘어 ESS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SK에너지는 주유소 등을 플랫폼으로 한 신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B2C 사업본부로 플랫폼 개발 테스크포스(TF)를 이관해 시너지를 한층 높일 계획이다. SK종합화학 역시 오토모티브 사업을 CEO 직속으로 재편해 사업에 힘을 더 실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개발부터 양산까지 기술 통합력을 높이고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제조총괄' 조직을 신설했고, '행복문화위원회'도 새로 만들어 현장 중심의 행복 전략을 실행한다. SK네트웍스도 신규사업 개발과 행복 추구를 위한 조직을 신설하기로 하는 등 대부분의 계열사가 신사업 육성과 조직문화 혁신을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행복경영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사람과 조직의 재설계 라는 의미가 크다"며 "유례없는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국가 경제와 국민 행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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