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이 높고, 발전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대규모 부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되는 발전소가 가능할까.
지난 4일 경기도 화성시 한국지역난방공사 동탄지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가로 8.7m, 세로 2.5m, 높이 3.0m의 컨테이너로 된 연료전지 설비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원을 말한다.
이곳 동탄지사에는 3층짜리 구조물 A동과 B동에 각각 13대씩 총 26대의 연료전지가 있다. 생산되는 전기는 총 11.44MW로, 수도권 2만5000세대에 공급된다. 전기와 함께 생산되는 열은 8.8Gcal로, 9000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발전 규모에 따라 연료전지 수를 조정해 설치하면 된다.
거대한 형태와는 달리 소음은 굉장히 적었다. 발전소 내부에선 마이크나 인이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정기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PD는 "연료전지는 탄소 저감은 물론 오염물질과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도심지역 설치 가능한 최적의 분산발전"이라며 "화력발전소보다 소음이 75% 적다"고 설명했다.
태양광·풍력발전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와 달리 좁은 공간에 설비를 갖출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동탄연료전지발전소는 열병합발전소 옆 구석 공간을 활용해 설치돼있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 따르면, 연료전지의 설치면적은 1MW당 179㎡다. 태양광(1만9800㎡)과 풍력(3만9600㎡)발전에 비해 차지하는 면적이 작다. 질소산화물(NOx)이나 황화물(SOx) 등 대기오염물질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경제성이다. 물에서 수소를 추출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현재는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를 추출해 사용하기 때문에 발전단가가 비싸다.
초기설비투자비용도 높다. 지역난방공사는 이 연료전지 발전소를 짓는데 총 550억원을 투입했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1MW 규모 연료전지 설치비용은 5억원 안팎으로, 열병합발전소보다 약 7배 비싸다"며 "발전단가는 100원정도 더 비싼 상황"이라고 했다.
송현규 지역난방공사 동탄지사장은 "연료전지발전의 경우 지금은 수익이 나지 않는다"라며 "현재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에 따른 할당량을 맞추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확보가 주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당장의 경제적 가치보다 '미래형 에너지'로서의 가치를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 PD는 "에너지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우리의 생활과 산업이 수소를 기반으로 변경될 것"이라며 "이미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선진국과 주변 강국은 수소경제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은진기자 jineun@dt.co.kr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가 동탄연료전지발전소 내부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