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에다 부동산신탁사업까지…
무리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 오히려 毒
올 3분기 영업이익 62% 급감한 46억원
영업이익률도 3.3%에서 1.1%로 추락
100원어치 팔아 10원 남긴꼴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LF가 패션전문기업에서 종합문화생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부동산신탁, 외식, 호텔, 주류 등에 진출하며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성과가 신통치 않다. 신사업 부진이 지속 되면서 실적 부담도 함께 커졌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LF는 매출채권 손상손실 11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억원) 대비 5650% 폭증한 수준이다.
매출채권 손상손실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판매관리비용이 늘어나면서 전체 연결 실적도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3분기 LF 영업이익은 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급감했다. 이 기간 매출은 13% 급증한 4157억원을 기록했지만, 매출채권 손상손실 급증에 따른 비용 발생으로 사실상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3.3%에서 1.1%로 하락하며 1%대를 기록했다. 사실상 1000원을 팔아 겨우 10원을 남기는 셈이다.
특히 올해 3월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한 것이 결정적인 실적 악화 요인으로 지목된다. LF는 신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 3위 부동산신탁사 코람코자산신탁의 지분 50.74%를 인수했다. 하지만 인수 당시 쏟아지던 '핑크빛 전망'과 달리, 코람코자산신탁을 편입한 후 LF의 대손충당금 설정이 지속 되면서 실적도 크게 쪼그라들었다. 코람코자산신탁의 손상 예상 채권이 LF에 반영되면서, 지난해 말 41억원에 불과하던 대손충당금은 3분기 878억원으로 불어났다. LF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설정으로 이익 규모는 줄어 들지만, 재무 건전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다른 신사업도 성과가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LF는 패션업계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ATHE)'를 론칭했고, 소형 가전 시장에도 진출해 내년 1월부터 영국 브랜드 '듀얼릿'을 국내 시장에 독점으로 내놓는다. 올해 6월에는 리빙 브랜드 '닥스퍼니처'를 론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업 확장 과정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자회사도 30개 넘게 불어났다.
하지만 이중 의미 있는 이익을 실현한 곳은 없다. 최근에는 한때 알짜 자회사였던 라푸마조차 실적 부진으로 15년 만에 철수하기도 했다.
올해 3분기 기준 라푸마를 제외한 나머지 32개 자회사 중 13곳에서도 손실을 냈다. 주류 판매 사업을 전개하는 인덜지의 경우 3분기 영업손실 38억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24억원)보다 적자폭을 확대했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Polaris S.R.L도 영업손실 19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7억원) 대비 적자폭이 늘었다.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누리(-11억원)도 적자로 돌아섰다. 순익 규모가 가장 큰 LF푸드 역시 지난해 같은(74억원) 기간 보다 54% 급감해 34억원에 그쳤다. 모노링크는 순익이 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급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문어발식 사업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 LF 실적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회사 실적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LF관계자는 "패션 전문기업에서 종합문화생활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라며 "튼튼한 재무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대하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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