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주식매매계약 체결 예정
현산, 우발채무 등 반영주장에
금호아시아나 측은 난색 표명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배타적 협상 기한을 일주일 앞두고 손해배상한도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와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애초 6일까지 계약서 조건 협상을 마치고 오는 12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하기로 했다. 이는 12일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산업개발이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배타적 협상 기한이라는 의미다.
아시아나항공이 연내 매각을 목표로 하면서 통상적인 M&A 과정과 달리 이번 매각이 속도를 내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앞서 진행된 예비실사에만 7주가량을 소요한 만큼 한 달 남짓 걸리는 본실사는 생략했다.
하지만 정작 본협상 과정에서 계약서에 명시하는 우발 채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한도를 놓고 양측의 팽팽한 '밀당'이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손해배상한도에 관한 부분이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측은 기내식 사건 등의 앞으로 여파를 고려해 특별손해배상한도를 10%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호아시아나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측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사업과 관련해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를 확인하고 제재를 추진함에 따라 이후 과징금 등의 유탄을 맞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전 회장이 금호산업을 재인수할 때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터미널을 지주사로 싸게 넘겼다는 의혹도 손해배상한도에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협상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박 전 회장은 자산총액 5500억원 규모의 금호리조트를 추가로 현대산업개발 측에 요구했지만 이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주 가격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놓고도 이견이 엇갈렸지만, 이는 대략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요구대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과 아시아나항공이 새로 발행할 보통주(신주)를 함께 인수하는 방식으로,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구주를 사는 데 3200억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구주 가격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참작한 4000억원대를 주장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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