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시장 탄탄한 진용 갖춰
최태원 회장 두터운 신임 확인
기존 틀 깨는 소통경영도 한몫
SKT 중간지주사 전환 중책도
연합뉴스
박정호 SKT사장 유임 배경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유임됐다. SK그룹은 5일 각 계열사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유임과 함께 박 대표가 겸임했던 SK브로드밴드 수장 자리에 최진환 ADT캡스 대표를 선임했다.
박정호 사장은 올해 5G 상용화 원년을 맞아 성공적인 조직개편과 성과를 냈다. 이통사의 향후 먹거리로 각광 받는 방송시장에서도 탄탄한 진용을 완성시키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았다.
내부에서는 박 사장이 가시적인 글로벌 성과와 아울러 기존의 틀을 깨는 소통·경영 방식으로, 통신업의 가치를 재평가 받게 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우선, 박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 형식을 과감하게 개편, 3시간에 걸친 행사를 직접 진행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박 사장은 새로운 형태의 주주총회에서 기존 구술식 영업보고에서 벗어나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주주들과 한 명, 한 명 장시간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주주친화 경영을 확립했다. 그동안 기존 통신업계에서는 CEO가 직접 주주, 고객과 소통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글로벌 유수 기업들과 잇따라 협력을 맺는 등 글로벌 행보를 넓힌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마이크로소프트와 5G클라우드게임 '프로젝트 엑스 클라우드' 협력을 공개 발표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 최초로 프로젝트 협력을 공개한 것이다.
지난 6월에는 유럽 최대 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의 팀 회트게스 회장을 비롯해 60명에 달하는 대규모 임원단이 SK텔레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양사 경영진 100여 명은 5G 글로벌 사업 전략을 논의하며 테크 합작사를 연내 출범키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박 사장은 미국 최대 미디어 기업인 컴캐스트와 e스포츠 공동 사업, 미국 최대 지상파방송인 싱클레어와 미디어 기술 협력을 이끌며 한국 5G의 글로벌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5G 가입자 100만명 달성과 함께 5G 시대에도 이통 3사 중 1위라는 공고한 입지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SK텔레콤은 연내 200만 5G 가입자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미디어와 보안, 커머스 사업에서도 순항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뉴 ICT 시너지 회사(종합ICT기업) 전환을 추진하며 AI(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기반의 MNO(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또한 이르면 내년 초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이 마무리될 걸로 예상되는 등 미디어 시장에서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박 사장은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중책을 맡고 있다.
SK그룹과 SK텔레콤은 연내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목표했으나, SK하이닉스 지분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 문제가 난제로 부상하면서 올해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 사장은 앞서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분율을 상향하고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해 뉴 ICT 사업을 이동통신 사업과 동등하게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연임에 성공한 박 사장은 2023년 3월까지 SK텔레콤을 3년 더 이끌게 된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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