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MBC '뮤직 쇼 챔피언' 녹화 갑자기 취소
소속사 커넥트엔터 "활동 정상적 소화 불가능"
"어떻게 이렇게 힘들 수가 있을지, 정말 저 너무 힘들어요."
지난 3일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SOS를 보낸 가수 강다니엘이 결국 활동을 중단했다. 소속사 커넥트엔터테인먼트는 올 상반기부터 강다니엘이 잦은 건강 악화와 심리적 불안 증세를 보여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왔다고 털어놨다. 꾸준한 심리 치료와 약물 처방에도 불안 증세가 극심해지자 소속사는 결국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강다니엘이 팬카페를 통해 고통을 호소한 날은 안타깝게도 그가 1위 트로피를 거머쥔 날이기도 했다. 싱글 '터칭'(TOUCHIN)을 통해 SBS MTV '더 쇼'에서 1위를 수상한 강다니엘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가장 기쁜 순간이었지만 가슴 한켠에서 자라나는 '마음의 병'을 억누르긴 힘들었다. 활동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기, 강다니엘은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견디지 못하고 주춤하게 됐다.
2017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최종 우승한 강다니엘은 같은 해 8월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으로 데뷔했다. 활동 당시 신드롬적 인기를 끌어 모았지만 지난 1월 워너원 활동 종료 후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에 휘말렸다. 의도치 않게 긴 공백기를 보낸 강다니엘은 지난 9월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의 중재로 전속계약 문제를 매듭지었다.
이후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걸그룹 트와이스 지효와 열애설이 터지며 또 한 번 악풍을 견뎌야 했다. 핫한 두 아이돌 스타의 열애인 만큼 후폭풍은 거셌다. 질타와 각종 루머는 그를 향한 비난을 넘어 노래로까지 확산됐다.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음반을 발매하지 않은 강다니엘이 음원·음반에서 지나치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근거 없는 비방을 쏟아냈다. 그가 출연했던 '프로듀스' 시리즈의 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작 가수'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쏟아지는 비난을 강다니엘 스스로도 분명 알고 있었다. 그가 팬카페에 올린 글을 살펴보면 유독 '힘들다'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악플에 대해서도 다 알고 있다며 그동안 많이 참아왔다고 썼다. 연예인이 팬들을 향해 힘들다는 토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그가 젊은 아이돌 스타였던 만큼 자신을 둘러싼 악플들을 감내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일반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악플은 안 보면 그만이라고 생각되기 마련이다. 또래보다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아이돌들을 보며 그깟 악플 하나 못 견디냐며 배부른 소리를 한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연예인은 특수한 직업이다. 대중 앞에 끊임없이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또 실수를 하면 너무 빠른 피드백을 받는다. 늘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질수록 악플은 견디기 힘들다.
단 한 명에게 싫은 소리를 들어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은데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그걸 겪으면 누구나 지치기 마련이다. 무대 위 환호를 받는 스타의 이면에 우울감이 깃들여 있다는 건 최근 설리, 구하라를 떠나보내며 이미 겪었다. 지금도 많은 스타들이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비난은 쉽지만 그 상처는 깊다.
김지은기자 sooy0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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