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늘 본회의서 상정처리
한국당과 협상 대신 '압박 전략'
황교안 "비례제도 날치기 예고"
文의장-3당 원내대표 회동 불발
연합뉴스
패트 2차戰 '폭풍전야'
여야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2차전을 앞두고 전의를 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우리의 길로 가겠다"면서 법안처리 강행 의사를 밝혔고, 자유한국당은 "밟고 가라"며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은 13일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어 패스트트랙 법안인 선거제도 개혁안과 사법 개혁안,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예산 부수법안 등을 상정해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선거법만큼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려고 본회의를 미뤘지만 더 이상 기다려도 대화와 타협만으로 오늘의 정국을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본회의가 열리면 단호하게 개혁법안과 민생법안, 예산 부수법안 처리에 나서겠다"고 했다.
한국당이 앞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한 만큼 본회의가 원활하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 아직 '4+1 협의체'의 패스트트랙 합의안도 나오지 않아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본회의를 감행하는 것은 한국당과의 협상에 더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압박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가 시작되면 민주당도 당당히 토론에 참여하겠다. 토론에서 검찰개혁과 선거개혁이 왜 필요한지 국민에게 직접 설명 드리고 호소하겠다"고 '필리버스터 맞불작전'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임시국회를 오는 15일 또는 16일 종료하고 새로 회기를 여는 '쪼개기'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무기한 농성 중인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패스트트랙 법안 총력 저지 의지를 다졌다.
황 대표는 "좌파독재를 완성하기 위한 의회 쿠데타가 임박했다"며 "비상한 각오로 막아내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예산안 날치기 처리는 일종의 발맞추기 예행연습이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도 이렇게 날치기 하겠다는 예고로 보인다"고 열을 올렸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 외에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수정안 제출, 점거농성, 여론전 등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서둘러 '공직선거법 및 공수처법 위헌성과 대응방안' 토론회를 열고 패스트트랙 법안의 부당성을 알리는 여론전에 돌입했다.
이에 패스트트랙 여야 2차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마지막 담판을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가 이를 거부하면서 회동도 무산됐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어떻게 하겠다든지 여야 협의를 해야 할 텐데 연락을 전혀 받은 바 없다"면서 "(여당이) 야당 원내대표를 인정 안 해준다. 의사일정을 당연히 합의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잡은 상태에서 통보한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심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본회의에서 (여당이) 법안을 어떤 식으로 할지 불투명해 필리버스터를 할지 말지 확답할 수 없다"고 했다.
김미경·윤선영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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