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상황 예의주시하며 교민 안전 긴밀히 협의 중…경제분야도 회의 계속 하고 있다"
해리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미국과 이란이 대치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 파병요청을 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한 나라의 대사가 한 말에 일일히 답변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신중하게 파병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이지만,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를 비판했던 해리스 대사에 대한 불쾌감도 엿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 관련 질문을 받자 "한미 간 수시 소통을 통해 여러 사안을 협의·논의 하고 있다는 것을 수없이 말씀 드렸다. 어떤 사인이든 함께 풀어가야할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하고 있다"며 해당 발언을 했다.
이 관계자는 같은 자리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 "지난 6일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 결과 보도자료의 입장과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엄중한 상황에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처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NSC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가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발언은 청와대가 신중론을 유지하면서도 일단 호르무즈 해협 파병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7일 밤 KBS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남북 협력을 강조한 것을 두고 "미국과 협의 하에 이뤄져야 한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해리스 대사는 "우리는 동맹으로서 긴밀하게 일해야 한다"며 속도조절론도 폈다. 문 대통령의 신년사가 미국의 입장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8월에는 정부의 한일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 결정에 "실망했다"는 표현을 수차례 언급해 외교부로부터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다만 청와대는 교민의 안전 문제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여러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금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교민 안전 문제와 경제에 미칠 영향"이라며 "교민 안전과 관련해 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하면서 이미 많은 사항을 조치하고 있다.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들도 갖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경제 분야는 회의를 계속 하고 있다. 관계된 모든 부처들이 돌아가고 있다"면서 "지난 7일에도 확대거시금융회의가 있었고,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들과 여러 사태가 생길 시 우리가 해야 할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했고, 또 열릴 것으로 알고 있다. 8일 오전에도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우려 상황을 파악해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있었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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