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폭풍전야…실사 통보 일정 지연·인력 `도미노 이탈`

차현정기자 ┗ 펀드보다 주식 직접투자 … 목표는 내집마련·은퇴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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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사태 폭풍전야…실사 통보 일정 지연·인력 `도미노 이탈`

차현정 기자   hjcha@
입력 2020-01-09 11:06

라임펀드 실사 이달 말 결론…금감원 상주검사역 파견
실사 통보 일정 '13일'→'1월 말~2월 초' 지연
'잠적' 부사장 등 라임 인력 이탈 잇따라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1조5000억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에 대한 회계법인 실사가 지연돼 이르면 이달 말에나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실사 결과 도출이 늦어지고 라임자산운용의 인력 이탈이 잇따라 진행되는 것을 고려해 직원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그 시기를 저울 중이다.
◇미뤄지는 라임펀드 실사 통보 일정… '13일'→'1월 말~2월 초' 지연= 12일 금융당국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라임자산운용과 금감원에 실사 결과를 이달 말 내지 다음 달 초까지 전달한다는 계획을 통보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애초 이달 13일까지 실사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었지만 다소 지연되는 상황이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테티스 2호', '플루토 FI D-1호', '플루토 TF-1호' 등 3개 모펀드에 투자하는 1조5천억원 규모의 자(子)펀드에 대한 상환과 환매를 중단했고 이후 삼일회계법인은 이 펀드들에 대한 실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부실 자산 매각 등의 의혹이 불거진 이후 핵심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며 실사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사태 수습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외려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실제로 라임자산운용 최고운영책임자(CIO)로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모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한 상태다.

이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서 벌어진 800억원대 횡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자취를 감췄다. 라임자산운용은 한때 리드의 최대주주사였다.

또 라임자산운용의 본부장급 인력들이 회사에서 이탈하며 '사고 펀드'에 대한 정확한 자산 가치 파악 등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임자산운용 소모 상무의 면직처리는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소 상무는 앞서 홍콩 HQ캐피털프라이빗에쿼티(PE) 출신으로 지난 2018년 8월 라임운용에 합류하며 지난해 캑터스PE와 공동으로 국내 1위 채권평가 회사인 한국자산평가를 인수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문제는 주축이던 임모 김모 김모 이사까지 동반 퇴사에 나섰다는 점이다. 대신증권 PE팀, 우리투자증권 인수합병(M&A)팀, 신한금융투자 투자금융부 등을 거친 임 이사는 라임운용 PE본부를 주도해왔다. 특히 라임 헤지펀드의 핵심 운용역으로 꼽히는 두명의 김 이사의 이탈로 회사는 존립 기반 자체가 위태로운 공황상태에 몰렸다는 평가다. 김모 이사는 대신자산운용 헤지펀드본부장을 거쳐 라임자산운용에 합류했다. 또다른 김 이사는 부동산 본부는 KT 에이엠씨(AMC) 투자본부 출신으로 부동산본부를 맡아 왔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전담하던 변호사들도 같은 시기 퇴사한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남아 있던 대표 변호사급 한명도 이번주 퇴사를 매듭지은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적인 회사라면 실사가 이미 끝났겠지만 인력 이탈도 있고 펀드 운용에 실제로 관여한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가 (회사 업무가) 바로 작동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펀드런·소송전에 인력이탈까지 트리플 악재…불안감 심화= 대규모 인력 이탈과 투자 손실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한층 증폭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실사 발표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예상보다 복잡한 사안인 탓에 실사 결과 발표가 이달 말에나 나올 것으로 알려지며 투자자들의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관측돼서다.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 관계자는 "회계법인에 맡겨 실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실제 나와봐야 이후 스케줄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정에서 금감원도 내용은 계속 확인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알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여의도투자자권익연구소와 법무법인 한누리에 해당 건을 의뢰한 상태로 이들은 이른 시일 내 해당 판매사를 상대로 펀드계약 취소와 투자금 상당의 부당이득 청구건을 접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라임자산운용 발행 펀드의 손실 원인과 소송 가능성 등을 놓고 심층 분석, 검토를 마친 상태다.

원고로 참여하는 투자자는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라임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다가 환매 중단 손실을 떠안게 될 투자자다. 작년 3분기 기준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금액을 살펴보면 대신증권이 7940억원(16%)으로 비중이 가장 컸고 키움증권(6462억원), 우리은행(6345억원), 신한금융투자(5600억원), 신한은행(4727억원) 순으로 많이 팔았다. 이번 소송 대상 펀드는 라임 글로벌 무역금융 펀드와 라임 무역금융밸런스6M 펀드, 라임 TOP2 밸런스 6M 펀드, 플루토 F1 1Y 펀드, 플루토 F1 W1 펀드 등이다.

현재 법무법인 한누리 측은 "투자자들을 대리해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등을 상대로 즉각 계약취소소송을 제기하려 한다"며 "판매사와 자산운용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려 했으나 일부 펀드가 환매 청산절차 미완료로 손해액이 확정되지 않아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투자대상과 수익률, 신용보험가입여부, 투자자금 사용처 등이 사실과 달리 다른 설명한 잘못이 있으므로 펀드계약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펀드계약 취소소송 제기한다지만…승소해도 반환 미지수= 과거 법무법인 한누리는 피닉스사모펀드, 일명 항공기 펀드 사건을 수임받아 대법원까지 진행해 2016년 계약취소 주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당시 투자금 전액 반환 판결을 이끌어 관심을 모았으며 해당 건은 금융상품에 대한 부당함을 알려 계약취소를 인정받은 거의 유일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승소를 한다고 해도 투자자들이 피해액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진단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판매사는 사태 본질의 책임 주체가 아니다"라며 "결론은 대규모 투자자 피해로 투자자들이 손실을 안고 무너지는 방식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일련의 사고로 부사장이 도피하고 투자자들로부터 고발을 당한 초유의 사태 속에 회사는 구설에 오르지 않기 위해 대외접촉을 일절 차단한 가운데 의혹 해명을 대부분 보류하고 있다.

사태를 둘러싼 정황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회사의 구심이었던 임원들의 신뢰가 추락하면서 핵심 운용역들은 물론 직원들조차 심상치 않은 이탈 기류가 감지되는 것이다.

파장이 어디까지 커질지 몰라 내부는 더욱 동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사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말을 전후로 직원 대부분이 일괄 사표를 낼 것이라는 구체적인 소문도 나오고 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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