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서 받고도 냉담한 金… 톱다운 해법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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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친서 받고도 냉담한 金… 톱다운 해법 흔들

김광태 기자   ktkim@
입력 2020-01-12 13:33

생일축하 명분 협상재개 요청
北 "요구사항 수용부터" 응수
협상 '몸값 올리기' 전술 관측
직접 담판 난항… 교착 장기화


지난해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미·북 정상간 톱다운 해법이 이번에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생일축하를 고리로 친서 등을 통해 대화 재개를 모색했지만 북한은 요구사항의 수용이 먼저라고 응수했다.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는 미·북 간 교착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북한이 미북 정상의 친분 관계를 인정하는 한편으로 '충격적 실제 행동'과 같은 직접적 위협 발언은 내놓지 않음에 따라 '레드라인'을 넘는 고강도 도발로 당장 판을 완전히 깨기보다는 미국의 탄핵 정국 및 대선 상황 등 당분간 정세를 지켜보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11일 담화에서 한국 정부를 통해 전달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축하 메시지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생일축하 친서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두 정상의 친분 관계가 나쁘지 않다면서도 북측의 요구사항이 수용돼야만 대화 테이블에 복귀할 수 있다면서 두 정상의 '톱다운 케미'와 협상 재개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는 분리 대응 기조를 밝혔다. 충분한 실무협상을 거치는 '바텀 업' 방식보다는 정상 간 직접 담판을 선호해왔던 그간의 북측 태도와 온도 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난해 2월 말 '하노이 노딜'에서 경험했듯 두 정상의 '브로맨스'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탄핵 소용돌이에 휩싸인 가운데 연초부터 '중동 수렁'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선 국면에서 대북 협상과 관련, 파격적 양보 등에 대한 운신의 폭이 그다지 크지 못한 형편이다. 북한은 미국이 실질적 양보 의사 없이 대선 상황관리용으로 협상 국면을 이어가려고 한다며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으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추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협상 전술'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생일(1월 8일)을 기해 유화적 제스처를 내보냈지만 이제 '다음 수'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CNN방송은 '미국이 북한을 속였다'는 김 고문 발언을 주목하며 "김계관의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보낸 생일축하 친서가 보여준, 외교를 향한 문을 다시 열 기회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보인다"며 북한이 협상 재개의 '값'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김정은의 생일을 축하하자 북한은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만, 그것이 (대미)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성명이 두 정상의 친분 관계가 외교를 위해 단지 아주 조금 유용할 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북한이 이번 성명을 통해 외교에 대한 문을 완전히 닫아둔 것은 아니지만 미북 간 근본적인 간극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미국은 당분간 북한의 추가 고강도 도발을 막는 식으로 상황관리에 주력하면서 대화 테이블 복귀를 위한 해법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로선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셈법'을 먼저 수용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여 당분간 모멘텀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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