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복세 턴어라운드 기대
금투업계도 추가상승세 '낙관론'
불확실성에 불황 우려 신중론도
삼성전자가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6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반도체 가격 회복으로 바닥을 기던 실적이 본격 턴어라운드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면서다. 금융투자업계도 삼성전자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며, 추가 상승에 힘을 싣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54% 상승한 5만9500원을 기록하며 수정 주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9일에 이어 10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2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쓴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14일 5만원선을 돌파한 이후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3만6900원)과 비교해 1년 만에 무려 50%가량 폭등했고, 올해 들어서만 약 7%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지난해 11월까지 21거래일 연속으로 총 5조706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은 12월 초부터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하며 한국 증시에 대해 순매수 기조로 전환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삼성전자를 1조117억원어치나 사들였다.
삼성전자 주가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최근 D램 현물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해 10월 말을 끝으로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고, 낸드플래시의 경우 지난해 7월 말부터 반등세를 시작했다.
지난 2018년 말부터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잠정치는 27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2.9%나 급감했다. 이는 2015년(26조4000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잠정 영업이익 7조1000억원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치(6조5000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놨다. 이에 따라 반도체 가격 회복에 따른 실적 반등 전망이 점점 더 힘을 얻는 모양새다.
이와 함께 지난해 고전으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들이 미세공정 등으로 수익성을 극대화 한 만큼 가격 상승보다 실적 개선의 폭이 더 클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과 D램 가격이 비슷했던 2016년 2분기(2조7900억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과 비교해 작년 3분기(3조500억원)의 영업이익은 약 3000억원가량 더 높았다.
주가 전망 또한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총 14곳 증권사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높이는 등 주가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쪽에 무게를 싣는다.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6만7431원으로, 금융투자업계는 현재 주가보다 13%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은 1분기부터 가격이 인상되고 2분기부터 이익이 5조원에 근접하면서 전사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며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41조4000억원으로 작년보다 약 5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목표주가를 종전 6만3000원에서 7만원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반도체 가격 흐름은 국제유가와 마찬가지로 세계 경기와 상당수준 연동하는 만큼, 최근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경제불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점도 경계해야 할 요인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개선보다 빨리 움직이고 있어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반도체 가격 반등 수준과 속도가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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