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 장밋빛 전망에 찬물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작년 내수와 수출이 동반 감소하는 성적표에도 '형제기업' 현대차만큼의 임금을 받겠다며 파업을 강행했다. 올해 신차 '골든 사이클'을 타고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기아차 노조는 오는 17일까지 부분파업에 돌입한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노조 집행부가 작년 잠정합의안의 조합원 찬반투표 불발 이후 교섭을 이어오다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노조는 13~15일 4시간, 16, 17일 이틀간 6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기간에는 특근과 잔업도 모두 중단된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 노사가 작년 도출한 우리사주 15주 지급과 성과급 인상, 전체 조합원에 대한 라인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기아차 노사는 작년 12월 10일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 포함) 인상 △성과·격려금 150%+320만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포함)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를 넘지 못하고 부결됐다.
당시 잠정합의안은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 노사는 작년 △기본급 4만원 인상 △성과금 150%와 일시금 30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이라는 명목으로 조합원에게 근속기간별로 200만~600만원과 우리사주 15주도 지급했는데, 이 부문이 기아차 노조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로선 노조 측의 요구를 온전히 들어주기 힘든 상황이다. 작년 내수 판매가 2.2% 줄어든 55만205대, 해외 판매가 1.3% 감소한 225만488대를 기록하며 부진을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세계 경기 침체,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내부 결속력을 다지지 못한다면 실적 개선은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아차는 작년부터 신차를 쏟아내고 있다. K7 부분변경모델을 시작으로, 신차 셀토스, 모하비 부분변경모델, K5 신차까지 잇달아 '대박'을 쳤다. 올해는 쏘렌토와 카니발 신차를 물론, 스포티지 출시까지 점쳐진다. 지속하는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경우 신차의 인도 시기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계약 취소 등의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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