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가로채기 `상표출원` 사전에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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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승차·가로채기 `상표출원` 사전에 막는다

이준기 기자   bongchu@
입력 2020-01-13 18:32

펭수·보겸TV 등 상표권 분쟁 곤욕
특허청 '상표 브랜드 분석사업' 진행
사용권자와 무관한 이익취득 방지
심사착수 이전 지침으로 활용키로


최근 상표 선출원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펭수' 캐릭터.



#. 2000년대 큰 인기를 모은 아이돌 그룹 '2NE1', '동방신기', '소녀시대'는 자신들과 무관한 사람들의 상표출원으로 곤욕을 겪었다. 그룹 멤버나 소속사 관계자가 아닌 제3자가 상표를 먼저 출원한 바람에 상표권이 하마터면 남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특허청 심사관이 현행 상표법에 따라 상표등록 거절을 결정해 다행히 상표권 등록을 막을 수 있었다. 현행 상표법에 따르면 상표 사용자와 전혀 관련이 없는 제3자가 널리 알려져 있는 아이돌 그룹, 캐릭터 등의 명칭을 상표로 출원하면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 등'을 이유로 거절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후 유명 캐릭터인 '뽀로로'와 방송 프로그램 명칭인 '무한도전-토토가', '꼬꼬면' 등도 유사한 경험을 겪었다. 상표 사용자와 무관한 사람이 상표를 출원했지만 수요자 기만 우려, 부정한 목적 등의 이유로 상표등록이 거절됐다.

이처럼 국내에서 경제적 이득을 취득할 목적으로 유명 캐릭터 상표 선출원에 따른 상표분쟁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 선풍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EBS 캐릭터 '펭수', 인기 유튜브 방송 '보겸 TV' 등은 제3자가 부정한 목적으로 상표선점을 하려다 뒤늦게 밝혀져 상표권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특히 펭수 캐릭터 상표출원의 경우, 산업재산권 업무를 출원인을 대신해 전문적으로 대리해 주는 변리사가 출원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들의 도덕적 해이가 불거지고 있다. 이 같은 일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나라가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청은 최근 불거진 상표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상표심사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상표 사용자의 정당한 출원이 아니라, 상표를 먼저 출원해 타인의 신용에 편승해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부정한 목적이 있는 상표출원을 사전에 막겠다는 것이다.



현행 상표법은 상표 사용자와 전혀 관련이 없는 제3자가 널리 알려져 있는 아이돌 그룹, 인기 유튜브, 캐릭터 등의 명칭을 상표로 출원할 경우,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제34조제1항제6호), 주지 상표(제9호), 수요자 기만(제12호), 부정한 목적(제13호) 등을 이유로 상표등록을 거절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특히 아이돌 그룹이나 유명 연예인 명칭 등을 방송과 인터넷 매체를 통해 유명성을 획득해 타인의 무단출원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 사업자나 소상공인 등이 사용하는 상표는 유명성에 의해 보호받기 어렵기 때문에 사업 구상 단계부터 미리 상표를 출원해 등록을 받아야 향후 상표분쟁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외식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상표출원을 '출생신고'에 비유하는 등 상표출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허청은 올해부터 무임승차, 가로채기 상표출원에 대한 심사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상표 선점 가능성이 높은 용어 등과 관련한 정보를 상표 심사관이 사전에 공유할 수 있도록 '상표 트렌드 분석사업'을 통해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사회적 분쟁 소지가 있는 용어를 선별해 상표 출원 현황과 상호 비교 분석해 심사 착수 이전에 심사지침으로 마련, 활용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상표 트렌드 분석을 통해 특정인에게 독점권을 주기 곤란한 유행어, 신조어, 약어 및 캐릭터 명칭 등은 사전에 식별력이나 유사 판단에 대한 지침을 마련, 상표심사의 정확성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문삼섭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과거 유사한 심사사례에서 보듯이 펭수, 보겸TV 등 최근 상표분쟁도 최종적으로 상표 사용자나 캐릭터 창작자 이외의 제3자는 상표등록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상표선점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려는 부정한 목적의 상표출원이 등록되지 못하도록 더욱 공정한 심사를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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