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 재정분권, 세확충·효과 따져 신중히 시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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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 재정분권, 세확충·효과 따져 신중히 시행해야

   
입력 2020-01-13 18:32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화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지방 재정분권'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 부가가치세의 지방소비세 전환비율을 작년 15%로 높인데 이어 올해는 21%로 추가로 6%포인트 인상했다. 이를 통해 중앙에서 지방으로 이전되는 재원은 올해 약 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78대22 수준이던 국세 대 지방세 비중은 75 대 25로 개선될 전망이다. 문 정부는 장기적으로 이 비율을 6대4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재정의 지방 분권이 말처럼 쉽게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첫째, 광역시·도와 시·군·구로 되어 있는 현재와 같은 2단계 지자체 구조로 인해 자치 분권의 핵심인 기초단체로 가는 재정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둘째, 상당수 지방 기초단체의 인구감소와 자체 재정기반 미흡으로 과연 지방 재정분권이 제대로 이뤄질 것이냐는 의문이다. 셋째,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 증대 한계와 낮은 행정효율로 재정의 누수가 여전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지방 재정 이양이 대폭 늘어날 경우 국세 결손에 따른 대책이 필히 따라야 한다. 넷째, 이전재원의 증가가 오히려 기초단체의 재정 의존도만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지자체의 평군 재정자립도는 51%에 그친다. 중앙에서 지방소비세율을 높이면 당장은 재정이 확충될 것이지만 중앙에 대한 의존율은 더 높아진다. 또 현재 지방재원으로 이전되는 지방소비세 비율 인상이 시·도에만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작 기초단체의 재정에는 도움이 안 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광역세가 증가하면 기초단체로 내려가는 교부금도 자동적으로 늘어난다고 하지만, 당초 의도한 기초단체로의 재정 이양만큼은 될 수 없다.

이처럼 선결 조건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방 재정분권'을 정부는 너무 급하게 추진하고 있다. 문 정부의 공약 사항이어서 시한이 있는 것은 맞지만 무리한 재정의 지방이양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국민 혈세로 운용하는 재정을 지자체 인심 얻기 수단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지금도 지자체들의 재정 낭비는 심각한 수준이다. 중복 사업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기초복지 수요와 누수현상은 다 알려진 바다. 세확충과 효과를 생각 않고 무조건 지방에 재정을 퍼붓는 것은 국민의 뜻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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