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5개월여만에 `환율 휴전` 모드… 中 약속 이행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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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5개월여만에 `환율 휴전` 모드… 中 약속 이행이 관건

김광태 기자   ktkim@
입력 2020-01-14 09:58

위안화 평가절하 자제 등 약속받아
美 교역여건 긍정적 전망도 영향
中, 환율 관련 정보 공개여부 주목


[연합뉴스]



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 해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해제하면서 미국과 중국이 관세뿐만 아니라 환율전쟁까지 포괄적인 휴전 모드에 접어들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을 이틀 앞두고 이뤄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간)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환율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8월 환율조작국 지정 이후 5개월여 만이다. 환율보고서는 지난해 11월 전후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중 1단계 무역협상과 맞물려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었다.

이와 관련,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무역합의를 이틀 앞두고 중국에 한발 양보했다"고 평가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중국은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하는 동시에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이행강제적인 조치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총 86쪽으로 알려진 1단계 무역합의문에 환율 부문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재무부는 환율보고서에서 "미·중이 무역과 통화 관련 이슈를 포함하는 1단계 무역합의에 최근 도달했다"면서 "이 합의에서 중국이 경쟁적 절하를 삼가고 환율을 경쟁의 목적으로 삼지 않는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중국이 환율과 관련한 정보들을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는 점도 환율조작국 지정 해제의 근거로 들었다.

무역협상을 주도한 미 무역대표부(USTR)도 환율 챕터가 합의문에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환율 이슈는 이번 1단계 무역협상에서 므누신 장관의 주안점이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교역 여건이 미국에 한층 우호적인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도 '환율 휴전'을 끌어낸 요인으로 꼽힌다.



작년 8월 환율조작국 지정은 중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랑 7위안을 돌파하는 위안화 약세 국면에서 단행됐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는 위안화의 심리적 마지노선 격이다. 당시 '1달러=7위안'의 벽이 무너지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당국이 사실상 환율조작을 했다고 보고 전격적인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이후 위안화 가치가 꾸준히 절상되면서 환율조작국 이전의 레벨로 되돌아간 상황이다.

재무부도 환율보고서에서 "지난해 9월초 달러당 7.18위안까지 평가절하됐지만, 10월에는 평가절상됐고 현재는 달러당 6.93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절상은 무역 측면에선 중국산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미국으로서는 미-중 무역적자를 줄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제 미·중 무역불균형은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과의 상품수지 적자는 지난해 10월 278억 달러에서 11월 256억 달러로 22억 달러(7.9%) 급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무역적자는 3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관건은 환율 합의의 이행 여부다. 이와 관련, 재무부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 측은 환율과 대외수지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 이번에도 환율 관찰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미무역 흑자가 203억 달러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가 4.0%라 미국이 정한 관찰대상국 3가지 요건 중 2가지가 해당한 것이다. 관찰대상국 판단 기준은 △지난 1년간 200억 달러 초과의 현저한 대미 무역 흑자 △GDP의 2%를 초과하는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12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순매수하는 지속적·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 등 3가지다. 3가지 중 2가지를 충족하거나 대미 무역흑자 규모 및 비중이 과다하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된다.

한국과 중국 이외에 관찰대상국으로 언급된 나라는 일본과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독일,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위스 등이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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