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검찰개혁 입법화에도 검찰 여전히 막강…윤석열 인사안 요구는 인사프로세스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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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검찰개혁 입법화에도 검찰 여전히 막강…윤석열 인사안 요구는 인사프로세스 역행”

김미경 기자   the13ook@
입력 2020-01-14 15:24

문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 당위성 피력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검찰개혁과 관련해 "(권력기관이) 초법적인 권력이나 또는 지위를 누리기 쉽게 때문에 그런 것을 내려놓는 것이 권력기관 개혁요구의 본질"이라며 "그 점을 검찰이 겸허하게 인식한다면 검찰개혁을 빠르게 이뤄나가는데 훨씬 큰 도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돼 검찰개혁 입법을 완수했으나 검찰개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 입법화로) 검찰 권한이 과거보다 줄긴 했지만 검찰은 여전히 중요한 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권을 갖고 있고, 경찰이 직접 수사권 갖는 사건에 대해서도 영장청구권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수사를 지휘하고 통제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검찰 권력은 여전히 막강하다"고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끝나지 않은 검찰개혁=검찰개혁 법제화가 마무리됐음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재주문한 것은 검찰이 아직 초법적 권력과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공수처가 판·검사들에 대한 기소권만 갖고, 나머지 기소권은 여전히 검찰 손에 있기 때문에 검찰의 기소 독점도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국민은 여전히 검찰의 기소독점상태에 속해 있다"면서 "그래서 검찰개혁이 중요하다. 검찰개혁은 검찰 스스로 주체라는 인식을 가져야 가능하고 검찰총장이 가장 앞장서야 수사 관행뿐만 아니라 검·경 수사권 조정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검찰로부터의 개혁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검찰, 국정원, 국세청, 경찰 이런 모든 권력기관이 개혁 요구를 받고 있다. 그것은 자칫 잘못하면 이런 기관들이 원래 가진 법적 권한을 뛰어넘는 초법적인 권력이나 권한 지위를 누리기가 쉽기 때문에 그런 것을 내려놓으란 것이 권력기관 개혁요구의 본질"이라며 "검찰로서는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데 왜 자꾸 검찰을 이렇게 나무라느냐고 억울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검찰의 엄정한 수사는 국민들이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고, 수사권이 절제되지 않는다거나 여론몰이를 한다거나, 여러 초법적인 권력이나 권한이 행사된다고 국민들이 느끼게 때문에 검찰개혁이 요구되는 것"이라고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른바 엄정한 수사,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수사 이런 면에서는 이미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검찰도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조금 더 분명히 인식하면서 국민으로부터 비판받고 있는 검찰 조직문화라든지 수사 관행 이런 부분을 고쳐 나가는 것까지 윤 총장이 앞장서 준다면 국민으로부터 훨씬 더 많은 신뢰를 받게 되리라고 믿는다"고 윤 총장에게 직접 개혁의무를 부여했다.


◇논란의 검찰인사, 추미애 손 들어준 대통령=문 대통령은 검찰과 보수야당의 극한 반발을 사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첫 검찰인사와 관련해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줬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의 인사가 윤 총장의 손발을 잘라내는 인사라는 평가가 있다는 지적을 받자 "법무부 장관이 검찰 사무의 최종 감독자라는 것은 검찰청법에 규정된 것"이라고 정리했다. 문 대통령은 "수사권은 검찰에 있으나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 검찰 수사권이 존중돼야 하듯이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돼야 한다"면서 "(윤 총장이)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 보여줘야만 그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은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다. (법무부 장관에게) 제3의 장소에서 명단을 가져와야만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겠다고 한 것도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검찰에 각을 세웠다. 문 대통령은 검찰 인사논란 마저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로 삼았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인사안 요구가) 과거에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만약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야말로 초법적 권한, 또는 권력을 누린 것"이라며 "이제는 달라진 세상인 만큼 내용은 공개되지 않더라도 총장의 인사개진, 법무부 장관의 제청 이런 절차는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거둬들이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인사 논란 한 건으로 윤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 인사 관련 의견을 말하고 제청하고 하는 방식이나 절차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났던 일이라고 판단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청와대 수사에는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피했으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는 말을 빌어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검찰수사와 검찰개혁이라는 여러 가지 과정들이 청와대 수사와 맞물리면서 조금 권력 투쟁 비슷하게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검찰개혁은 정부 출범 이전부터 꾸준히 이뤄온 작업이고, 청와대 수사는 오히려 그 이후에 끼어든 과정에 불과하니 두 가지를 결부해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선을 그었다. 울산 공공병원 검찰수사에는 "검찰 수사는 엄정하게 돼야 한다"면서 "(검찰 수사와 ) 관계없이 울산 산재모병원 사업은 아무런 변동 없이 계속될 것이라는 약속한다"고 했다.김미경·윤선영기자 the13ook@dt.co.kr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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