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투자 나선 이재용, 美 5G망설계 기업 인수

박정일기자 ┗ 외국자본에 속속 당하는 기업들… `경영권 방어 수단` 법제화 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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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투자 나선 이재용, 美 5G망설계 기업 인수

박정일 기자   comja77@
입력 2020-01-14 18:26

'텔레월드 솔루션즈' 지분 100%
현지 서비스·기술력 역량 강화에
북미 등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불확실성 대비 '초격차 성장' 기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100년 기업을 만들기 위한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행보가 연초부터 숨 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경기 부진과 보호무역, 사법 리스크 등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차세대 반도체와 5G 등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삼성전자는 미국 5G(5세대 이동통신)·4G LTE(롱텀에볼루션) 망설계·최적화 전문업체인 텔레월드 솔루션즈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네트워크 사업 관련 업체를 인수한 것은 2018년 10월 네트워크 트래픽·서비스 품질 분석 전문 솔루션 기업 '지랩스' 이후 두 번째다. 인수 이후에도 현재 경영진이 사업을 운영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텔레월드 솔루션즈는 2002년 설립해 미국 대형 이동통신 사업자, 케이블 방송사 등과 오랜 사업관계를 유지하며 망설계·최적화·필드테스트 등 차별화된 서비스 역량을 인정받는 회사다. 대량의 필드데이터 기반 네트워크 검증분석 자동화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실내외 기지국 최적 위치 선정, 무선신호 간섭원 추출, 기지국 셀(Cell) 설계 등에 드는 시간을 기존 대비 50%에서 최대 90%까지 절감한다.

5G 상용화가 본격화하면서 이동통신에 쓰이는 주파수와 기지국이 다양해지고, 망 구조가 복잡해짐에 따라 효율적인 망설계·최적화 기술이 5G 커버리지 확보의 핵심 역량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5G·LTE 기술력과 현지 서비스 역량을 극대화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포함해 북미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부사장은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등에 5G·4G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다"며 "텔레월드 솔루션즈의 전문인력과 차별화된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사 시너지를 극대화해 2020년 북미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이 부회장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미래 신사업에서의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부회장은 작년 초 신년 첫 현장경영 행보로 경기도 수원의 5G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한 데 이어 캐나다에서 5G 통신 솔루션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일본 양대 이동통신사 경영진과 만나 5G 협력 방안을 모색했고, 인도에도 직접 찾아가 릴라이언스의 5G 이동통신 구축 사업에 대한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밖에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를 비롯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웨덴 금융그룹 SEB 대표인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 등 외국 주요 정·재계 인사들과도 만나 삼성전자의 5G 경쟁력에 대해 알렸다.

이 부회장이 이처럼 연초부터 숨가쁜 움직임을 보이는 배경에는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하루라도 빨리 '초격차 성장'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작년 11월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서 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 하며 "지금의 위기가 미래를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처나가자"고 말한 적이 있다.

동시에 사법 리스크로 정기 임원 인사도 미루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총수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내로 나올 예정인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 결과에 따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수도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은 신뢰 회복과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경영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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