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독립성 해친다' 비판 우려엔
"비판하시는 분들의 입장"
청와대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국민 청원 공문을 인권위에 보냈다가 반송조치 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15일 "폐기 처리 해달라고 요청한 공문"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3일 국민 청원 게시판의 '조 전 장관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청원에 대해 "청원인과 동참하신 국민들의 청원 내용을 담아 대통령비서실장 명의로 국가인권위에 공문을 송부했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지난 7일 인권위에 공문을 보냈고, 8일날 (인권위로부터 회신을) 받아서 9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답변을 했다. 이와 별개로 같은날 다른 공문이 실수로 인권위로 갔고 당일 확인해 폐기해달라고 전화로 요청했다"며 "그런데 13일에 인권위에서 그 공문이 폐기처리된 것을 명확하게 하자고 하면서 폐기를 요청한 공문을 보내달라고해 다시 보내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을 요약하면 공문은 총 7일과 9일, 그리고 13일 세 차례 발송됐다. 그중 9일과 13일 발송된 공문만 같은 내용이라는 것이다. 청와대가 13일 청원에 답하는 과정에서 "인권위원회가 청원 내용이 인권 침해 사안으로 판단되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전해왔다"고 소개한 것을 보면, 7일 보낸 공문과 답변은 정상 처리돼 이미 공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는 7일보낸 공문을 협조공문으로 규정하면서도 9일 보낸 공문의 성격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두개의 공문이 각각 협조공문과 이첩공문으로 알려져있는데 어떤 성격을 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협조·이첩 이 부분은 그대로 공문에 내용과 관련된 부분이고, 저희가 협조 공문을 보낸 것이 맞는다"며 "그다음에 잘못된 공문은 폐기처리가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9일 보낸 공문은)내부적으로 만들어서 보낸 공문이니까 저희가 특별히 일일히 공개하지는 않는다. 특별한 내용을 담은게 아니다"라면서 "청원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방법이 두가지가 있는데 어느것을 선택한 것이냐는 문제"라고 했다. 협조공문과 이첩공문을 두고 고민을 한 끝에 결국 협조공문을 보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잘못 보낸 공문이 이첩공문이라는 점을 명시하지는 않은 것이다. 협조 공문의 경우 권고의 성격이 강한 반면, 이첩 공문의 경우 업무 처리의 소관을 옮기는 것인만큼 강제성이 커져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청와대는 '독립기관인 인권위에 조 전 장관 건을 보냈다는 것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는 질문에 "비판하시는 분들은 그분들의 입장이 있는 것이고, 저희 입장은 저희 입장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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