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AI(인공지능) 활용을 극대화 하고 있다. 고객 상담을 도와주는 단순 챗봇 기능에서 벗어나 보험금 지급과 심사 등의 영역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AI도입으로 단순 반복 업무에 대한 부담을 낮춘 만큼, 고위험 계약 업무에 집중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 보험사의 전략이다.
15일 보험업계 따르면 한화생명은 보험금 지급 여부를 AI가 실시간으로 심사하는 '클레임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스템은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지급·불가·조사 등의 의사결정을 자체적으로 내린다. 보험금 청구 데이터 1100만건을 활용해 총 3만50000번의 학습과정을 거쳐 해당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것이 한화생명 측의 입장이다.
한화생명은 해당 시스템을 통해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정하기 쉬운 단순 청구 건을 맡긴다는 전략이다. 정밀한 판단이 필요하거나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청구 건은 직원에게 넘긴다. 전체 보험금 청구의 25%에 AI 자동심사를 도입했으며, 향후 50%까지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5년 간 10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고객 입장에서도 보험금 청구 후 수령까지 기일이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과 삼성화재는 보험 계약 심사 업무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해 10월 자연어처리 및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된 AI 언더라이팅 시스템 '바로(BARO)'를 개발하고 현업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시스템은 인간처럼 합리적으로 사고하며 언더라이터를 대신해 보험계약의 승낙이나 거절에 대한 의사결정을 처리한다. 보험 가입자가 정해진 기준에 부합하면 자동으로 계약을 승낙하고 기준에 미달하면 계약을 거절한다. 조건부 승낙에 해당해 인간의 판단이 필요하면 언더라이터가 참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키워드 중 가장 유사한 5개의 결과를 추려 제공한다.
삼성화재 또한 지난해 9월 장기보험에 AI 계약심사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해당 시스템 도입으로 건강보험과 암보험 등 장기인(人)보험 계약 시 경우에 따라 심사자의 별도 확인 없이 전산 심사만으로 가입이 승인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시스템 도입으로 단순 반복 업무에 대한 부담은 줄어드는 동시에 고위험 계약이나 보험사기와 관련된 곳이 인력을 집중할 수 있는 이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한화생명 63빌딩 전경. 한화생명 제공
장기재물보험 AI심사시스템 사진. 삼성화재 제공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서 열린 '2019 아시아보험산업대상(Asia Insurance Industry Award 2019)' 시상식에서 윤열현 교보생명 사장(왼쪽)이 '올해의 디지털기술상'을 수상했다. 교보생명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