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인 국정 철학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누더기 부동산 규제를 그만 남발하라"며 "부동산 폭등, 시장 혼란, 내 집 마련 포기 등 결과는 보나마나 뻔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국민의 삶은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일방적인 주장은 국민들에게 너무 가혹한 거짓말"이라며 "국민들도 쉽게 속지 않는다. 이제 희망고문을 멈추고 제정신을 차려 국민께 엎드려서 실정과 거짓말에 대해 사죄부터 하라"고 지적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도 가세했다. 심 원내대표는 "추락하고 있는 경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이 한심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기자회견에서 또다시 확인됐다"며 "보고 싶은 통계만 내세워서 잘 된다고 하는 문 대통령의 뻔뻔함에 국민은 기가 질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원내대표는 "낯설기 짝이 없는 통계를 거론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선방했다고 문 대통령은 둘러댔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OECD 36개국 중 34위라는 지표는 숨겼다"며 "알고 싶은 것만 부각한다고 경제가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통계 조작을 그만하고 제발 현실을 제대로 보라"고 일침했다.
이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검찰 인사와 관련해서도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황 대표는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달라고 했는데 부당한 보복성 인사도 존중하라는 것인가"라며 "그러한 인사권 행사는 명백한 권한 남용이고 존중이 아닌 처벌의 대상"이라고 날을 세웠다. 심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검찰 인사와 관련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 살아있는 권력 범죄를 수사해온 검찰을 모조리 숙청해놓고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며 "'짐은 곧 국가다'라는 봉건 의식이 문 대통령의 머릿속에 잔뜩 들어있는 것 같다"고 못마땅해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발언도 걸고넘어졌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은 아직도 조국을 감싸고 있다. 조국에 분통 터졌던 국민들의 속을 뒤집어 놓는 발언"이라며 "도대체 무슨 관계이기에 이토록 조국을 비호하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심 원내대표 역시 "특권과 반칙의 상징인 조 전 장관을 임명해서 국민을 분열시킨 대통령이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고 그런 기자 회견을 티비로 110분간 생중계했으니 전파 낭비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말한 공정과 정의가 위선이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질타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