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NH투증·한투證 추격 속도
대신, 커버리지본부 경쟁력 확대
미래·KB證, 대어급 딜 확보 대응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넘버3' 자리를 둘러싼 다툼이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해 엎치락뒤치락 순위 바꿈을 이어간 대신증권과 미래에셋대우, KB증권의 3파전이 예상된다. 근소한 실적 격차로 3사 간 순위가 갈린 것인 만큼 언제든 3위 자리 변동이 가능한 상황이다.
저마다 IPO 부문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해 '양강'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추격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해 6건(2696억원)의 상장주관을 통해 금액기준 NH투자증권(9979억원)과 한국투자증권(5941억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앞서 두 해 연속 상장주관 1위를 차지했던 미래에셋대우(2316억원)는 4위로 밀렸다. KB증권(2211억원)이 뒤를 이었다. 순위권 경쟁이 민감한 IPO 시장에서 적게는 한 계단, 많게는 세 계단 내려앉은 만큼 각 사의 각오가 필사적이다.
대신증권은 커버리지본부 경쟁력 확대에 나서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신설한 커버리지본부의 영역 확장이 두드러졌던 만큼 3년차를 맞는 올해는 역량 강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박성준 대신증권 IB 부문장은 "올해도 전략 다변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성공 안착을 위해 커버리지부문을 집중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 회사는 최근 본부에 외부로부터 역량과 경험을 두루 갖춘 인력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대신증권의 이런 일련의 행보가 올해 쏟아질 굵직한 딜에 대비한 사전포석이란 시각도 나온다. 커버리지 강화는 곧 공격적인 대기업 영업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도 대어급 딜 확보 작업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선두권 진입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가 호반건설과 호텔롯데, SK매직 등 기업가치 단위가 큰 딜을 확보했다는 점도 이런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대목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설욕 의지를 다졌다. 지난 2017년, 2018년 주관 실적 1위로 시장 내 IPO 강자로 군림했던 만큼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얘기다. 작년 말 IPO 사령탑을 교체하는 등 위상 강화를 위한 행보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회사는 IPO 본부장에 72년생 성주완 상무를 배치하는 등 세대교체에 힘을 줬다.
최근 외부 인력 수혈을 마친 KB증권은 대형 IPO 딜 수주 부문에서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 KB증권은 앞서 M&A(인수합병)어드바저리 본부 부서장(상무보)에 NH투자증권 출신 안태석 전 이사를 배치했다. 국내 대기업 계열사 M&A 업무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온 만큼 의존도를 높일 전망이다. 한편 올해 IPO 공모시장은 대어급 기업의 줄상장을 예고하며 작년보다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총 공모금액이 2018년 대비 약 25% 증가했다면 올해는 총 공모금액이나 신규상장 기업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SK바이오팜을 필두로 한 대어급 기업들의 출현 증가와 소부장·핀테크 관련 기업들의 상장 요건 완화로 공모상장 시도가 늘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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