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현 칼럼] 文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불에 기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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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칼럼] 文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불에 기름 부었다

   
입력 2020-01-15 18:28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 관계 개선 방안과 검찰 인사 논란, 한일 관계, 부동산 정책 등 국정 현안에 대해 답한 바 있다. 이 중에서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조명된 것은 당연 검찰개혁 발언이었다.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이나 청와대 수사와 관련해 초법적인 권력이나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한 후 대통령으로서 크게 마음의 빚을 진 만큼 조 전 장관을 둘러싼 갈등이 종료되기를 희망한다는 발언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측면에서의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대통령으로서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였을 뿐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는 해석이다. 다른 하나는 그 진의가 무엇이든 간에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특정사건을 언급하면서 사법부의 재판이나 검찰의 수사 방향을 제시한 개입에 해당한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대부분의 언론들은 후자 쪽의 해석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듯하다.
만약, 언론의 해석처럼 문 대통령의 발언이 후자에 속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는 대한민국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헌법이 정하고 있는 삼권분립의 원칙을 대통령이 정면으로 부정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은 제3장과 제4장, 그리고 제5장에서 각각 국회(입법), 정부(행정), 법원(사법)을 명백히 나눠서 규정하여 3권 분립을 헌법의 기본이념으로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헌법 제66조 제2항에서는 대통령에게 헌법을 수호할 책무도 명문으로 부과시키고 있다. 이처럼 우리 헌법이 3권 분립을 기본이념으로 정한 이유는 국가권력이 특정인이나 기관에 집중되는 경우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이 검찰수사의 방향을 제시한 것은 헌법이 정한 검찰 중립과 삼권분립 원칙을 부정하는 것으로서, 자칫하면 대한민국을 독재국가로 회귀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검찰이 이와 무관하게 검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공작 여부와 조국 전 장관의 위조혐의에 대한 수사를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행한 수사라인 교체인사나 특별수사단 설치에 대한 특별지시, 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등 여러 정황의 퍼즐을 맞춰보건대 검찰에게 삼권분립의 수호자가 되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임이 분명하다.
이와 관련해 복잡한 사회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원활한 복지실현을 위해서는 삼권분립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들이 있다. 이번 신년기자회견을 보면서 문 대통령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복지국가란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는 자유민주주국가에서만 생산 가능한 달콤한 열매라는 점이다. 즉, 복지라는 이름으로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것은 복지국가 자체를 부정하는 이율배반적 감언이설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부터 급속도로 소득격차가 확대되면서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보호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삼권분립과 복지국가의 연관성이 더욱 단단해져 가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14일 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은 여러가지 면에서 부적절한 국정운영방안 제시였음이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공수처설치법 제정,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독재국가로 가기위한 삼각편대를 이미 구축했다는 평가들을 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이번 기자회견이 '타는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었다는 시각 또한 존재한다. 이는 국민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문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 내에 기자회견의 취지를 정확히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본다. 대통령에게는 헌법을 수호할 책무가 있기 때문이다. 부디 문대통령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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