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면·오성목·김인회 사장 등
사장경쟁 후보 대부분 인사 제외
임원 12% 줄인 98명 '군살빼기'
계열사 대표교체 등 빨라질듯
구현모식 KT 조직 정비의 키워드는 '협치'와 '쇄신'이었다.
구현모 KT CEO 내정자는 16일 '젊고 민첩한 KT'를 강조하며 첫 임원 인사와 조직 정비를 단행했다. KT는 부서 통합 과 신설을 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구현모 차기 CEO 내정자와 박윤영 사장 투톱 체제로 그룹을 총괄키로 했다. 다만, 계열사와 자회사에 대한 조직 정비, 임원 인사일은 추후로 예고되면서 KT 내부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장급 이하 인사는 이보다 앞선 15일 완료됐다.
당장 구 내정자와 차기 CEO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과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은 대기발령 상태로 그룹내 계열사로 옮겨가게 될 지 여부가 결정이 안난 상황이다. 또한 이들과 함께 '황창규 현 회장' 사단으로 분류됐던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 사장도 본사 인사에서 제외되면서 세대교체 대상이 됐다. 결국 KT 내부에서 유력한 차기 CEO 후보로서 경합을 펼쳤던 임원 중에는 박윤영 기업부문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유일하게 살아남게 됐다.
KT 내부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 대기발령에 이름을 올린 임원 규모는 수십명 가량인 것으로 파악된다. 박윤영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것뿐만 아니라 구현모 차기 CEO 내정자와 투톱 체제를 통해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승진한 박윤영 기업부문장 사장은 기업사업부문과 글로벌사업부문을 통합한 기업부문장을 맡아 구 내정자와 함께 조직 혁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창의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사업 추진으로 사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KT가 기업사업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구현모 내정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비대해진 임원인사도 대폭 줄였다. KT 임원수는 전년 대비 약 12% 줄어든 98명이 됐다. 2016년 이후 4년 만에 임원 수가 두 자리 숫자로 축소된 것이다. 구 내정자는 전무 이상 고위직을 33명에서 25명으로 대폭 줄여 젊고 민첩한 실무형 조직으로 변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
임원인사의 세대교체도 두드러진다. 이번에 신규 임원(상무)이 된 21명 중 27%가 1970년대생(50세 이하)이다. 전체 KT 임원의 5명 중 1명 꼴(22.5%)로 50세 이하가 포진하면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특히 비즈(Biz) 사업을 이끌고 있는 1972년생 김봉균 상무는 이번에 전무로 승진해 세대교체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KT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신호탄으로 임원들의 인사이동, 계열사 대표 교체 등으로 이어지며, 구현모식 조직 재편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계열사중에서는 위성방송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 강국현 사장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세대교체와 아울러 구 내정자의 측근이었던 강 사장의 본체 복귀 가능성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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