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 걸릴라"… 현대百, 인천공항 면세 진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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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저주 걸릴라"… 현대百, 인천공항 면세 진출 고민

김민주 기자   stella2515@
입력 2020-01-22 18:32

1터미널 확보 사업 확대엔 필수
천문학적 임대료 감당 못할 수도
시내면세점 누적적자만 1000억
자칫 적자폭만 키워 악순환 우려
입찰 결정 땐 유상증자 불가피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면세사업에서 승부를 걸기 위해서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특허권 입찰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높은 임대료 탓에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시내면세점 누적 적자가 1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적자폭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17일 인천공항 제1 터미널의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공고를 게시했다. 이번 입찰은 올해 8월 계약이 종료되는 총 8개 사업권을 대상으로 공개경쟁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업권은 대기업 사업권 5개, 중소·중견 사업권 3개 등으로 구성된다. 총 대상 면적은 1만1645㎡다.

업계는 '빅3'인 롯데, 신라, 신세계와 함께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점친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2조6000억원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한 만큼, 경쟁사와 비교해 성과가 부진한 현대백화점면세점 입장에선 역전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바잉파워(구매력)'를 키울 수 있는 찬스다. 바잉파워가 클수록 제품의 단가를 더욱 낮게 책정할 수 있고 명품 브랜드 유치에도 유리하다. 특히 면세점의 핵심 경쟁력이라 할 수 잇는 3대 명품(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 중 한 개도 유치하지 못한 현대백화점면세점 입장에선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은 놓치기 아까운 기회인 셈이다.

하지만 인천공항 면세점의 높은 임차료를 감안했을 때,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18년 11월 강남 무역센터점을 오픈한 이후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누적 적자는 이미 1000억원에 달한다.



면세사업자들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높은 임대료 탓에 난 적자를 시내면세점 이익으로 상쇄한다. 하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시내면세점에서도 적자 행진을 하고 있어, 인천공항 면세점 특허권을 따낼 경우 적자만 키울 가능성이 크다.
앞서 업계 1위 롯데백화점조차 2018년 높은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일부 매장을 철수 한 바 있다.

비용부담도 만만찮다. 2014년 사업자 선정 당시 권역별 낙찰 가격은 적게는 3873억원부터 최고가는 1조1651억에 달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 1분기 중 두타면세점을 리뉴얼해 서울 중구에 두 번째 시내면세점을 오픈한다. 여기에 인천공항 면세점이 더해지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감내해야 할 비용 규모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입찰 참여가 확정되면 실탄 마련을 위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유상증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백화점으로부터 총 240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받은 바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은 그 자체로 가지는 상징적 의미와 가치는 높지만, 임대료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는 사실 기여도가 크지 않다"며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을 사업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수익성 악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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