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툴 전문가 두고 20년간 사업
IBM·MS 등 글로벌기업과 협업
데이타솔루션 제공
데이터 산업 현장을 가다 : ④데이타솔루션
"회사 미래 전략을 세 글자로 요약하면 D·C·A다. 데이터·클라우드·AI(인공지능)를 키워드로 솔루션부터 사람, 사업방식을 모두 바꾸고 있다."
중견IT 기업 데이타솔루션(대표 배복태)이 회사의 A부터 Z까지 전체를 바꾸는 변화를 시작했다. 정형·비정형 데이터 분석 영역에서 20년 이상 쌓은 업력을 바탕으로 솔루션 개발, SI(시스템통합), IT인프라 유통사업을 통해 성장해온 회사는 작년부터 데이터와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 중이다.
한인애 데이타솔루션 데이터사업본부장(상무)은 "작년 전사적 변화를 천명한 데 이어 올해는 사업현장에 안착시키는 원년"이라면서 "사람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변화 체력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타솔루션은 중견 IT기업 오픈베이스에서 분리돼 출범한 검색·비정형 데이터 분석 전문회사 오픈에스앤에스와, 정형데이터 분석솔루션 기업 데이타솔루션이 합병해 출범한 기업이다. 200명의 직원이 약 1000억의 매출을 기록하며, 2017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한 상무는 "2017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소개한 회사 3대 사업영역이 데이터 분석, 공공 SI, 스토리지 판매였는데 3년 만에 다 달라졌다"면서 "데이터 분석은 방법론과 툴이 확장됐고, 공공SI는 클라우드로, 스토리지 판매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와 PaaS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텍스트, 파일 등 다양한 데이터에서 유용한 가치를 찾아내는 분석 노하우와 관련 전문가 조직이다. 데이터 분석과 데이터사이언스 관련 팀을 두고, 통계분석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의 고객분석, 수요예측, 추천 등 수요에 대응해 솔루션을 진화시켜 왔다. 글자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마이닝해서 정형화하는 '빅스테이션', 문서 안에서 사람이름, 주소 등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하는 '에이너'가 주력 솔루션이다. 데이터분석가들이 필요로 하는 통계분석, 데이터마이닝, 머신러닝 등 정형데이터 분석 솔루션도 공급한다.
전사적 변화 전략은 배복태 대표가 지휘한다. 개발자는 기존 방식과 클라우드 기술을 다 갖춘 양손잡이 전문가가 되도록 재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전 직원이 1인 1자격증을 갖는 게 목표다.
신사업 관련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작년 온라인 교육기업인 이투스의 퍼블릭 클라우드 이전사업을 처음 수주했다. NH농협의 클라우드 PaaS(플랫폼서비스) 구축 시범사업에도 참여했다.
모 투자회사의 챗봇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는 정형 데이터에 이어 로그 데이터, 텍스트 데이터 등 비정형 데이터 분석으로 확장한 데 이어 이미지 분석영역도 진출했다. 대형 제조공장의 생산라인에서 불량 제품을 이미지 분석을 통해 찾아내는 사업도 수행했다. 에이너는 대법원에 공급해 안정성과 품질을 인정 받았다.
이시영 데이타솔루션 연구소장은 "몇년 전 빅데이터에 이어 AI 붐이 뜨겁지만 결국 AI가 만능이 아니고, 몇개월 프로젝트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기업들이 데이터부터 조직과 문화까지 기본을 갖추는 노력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 과정에 우리는 AI가 잘 적용될 만한 영역을 찾아내 비즈니스를 최적화하는 산업 솔루션을 완성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자체 솔루션 중 빅스테이션, 에이너 등은 클라우드 기반 SW서비스(SaaS)로 선별적으로 전환하고, 데이터 분석 솔루션 수요 확대에 대응해 관련 솔루션을 정비할 계획이다. 이 소장은 "데이터·AI 시장 개화를 대비해 수년 전부터 분석, 예측 분야에 기술투자를 해 왔다"면서 "앞으로 데이터 관련 엔진과 분석, 산업영역 지식을 결합한 비즈니스 솔루션을 강화하고, SaaS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공조전략도 펴고 있다. IBM과는 SPSS 통계솔루션과 분석모델 사업에 협력한 데 이어 IBM이 레드햇 인수 이후 내놓은 데이터 분석플랫폼 '클라우드팩 포 데이터' 사업에서 공조한다. MS와는 '애저' 클라우드 관리서비스(CSP) 사업에서 협력한다. 단순한 CSP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관리·분석을 결합한 사업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델테크놀로지스와는 서버·스토리지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관계사인 VM웨어와 피보탈의 솔루션을 활용해 클라우드 기술 서비스를 확대한다.
공공사업을 통해 성장기반을 다졌지만 기업 매출별 참여 가능 사업규모를 제한한 제도 때문에 40억원 이하 공공사업 참여 길이 막힌 것은 큰 아쉬움이다.
한 상무는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은 좋지만 중소기업에는 빅데이터, AI 전문가가 부족하다 보니 자칫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우리 같은 기술기업은 대기업도 아니면서 규제 때문에 존립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 상무와 이 소장은 데이터와 AI는 과거 빅데이터 유행같이 접근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장기적 비전 하에 사람과 조직, 문화를 포괄한 전체 생태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
한 상무는 "데이터는 결코 몇개월 짜리 프로젝트로 되는 분야가 아니고, 전문기업에 맡겨놓아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면서 "각 현업 전문가들이 AI와 데이터를 공부하고 데이터 관련 조직과 인력, 표준화 등 기본틀을 갖추는 기초투자부터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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