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다마` 재계, 우한폐렴 대응책 마련 동분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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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다마` 재계, 우한폐렴 대응책 마련 동분서주

박정일 기자   comja77@
입력 2020-01-28 13:53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우리 경제가 한 마디로 '호사다마(好事多魔)'의 상황에 처했다.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모처럼 미·중 1차 무역합의로 훈풍을 기대했던 대중국 수출확대가 얼어붙을까 노심초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관련 테스크포스(TF)를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기업들은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 출장 금지와 마스크 착용 등 위생 강화, 구내식당 폐지 등의 비상조치로 대응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계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중심으로 발생한 우한 폐렴의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다각도의 대응책을 시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한 폐렴이 계속 확산하면서 기업들의 대응도 설 연휴 직후 한층 강화하는 분위가"라고 전했다.

먼저 우한에 공장을 두고 있는 SK종합화학의 경우 소수의 관리 직원만 두고 24시간 자동으로 가동하는 석유화학 업종의 특성 상 당장 우한 폐렴에 따른 공장 가동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대신 우한 출장 '금지령'을 내리는 등 혹시 모르는 감염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또 식당을 폐쇄해 각자 도시락을 먹도록 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하는 등 현지 직원들의 감염을 원천 차단하는 등 선제 대응하고 있다. 현지에 파견했던 주재원 10여명은 중국 당국이 우한을 봉쇄하기 전에 모두 귀국했고, 현재 재택근무를 하며 건강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우한에 주재원 4명이 있으며 한중 정부의 향후 대응에 따라 전세기를 통한 철수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포스코 우한 공장은 중국 정부가 다음 달 2일까지 춘제 연휴를 연장함에 따라 공장가동 중단도 연장된다.

관련 TF를 만드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안 반도체 공장을 비롯해 중국 각지에 사업장을 두고 있어 최근 TF를 구성했다. 삼성전자 담당자들로 구성한 TF는 현지 임직원들의 상황을 점검하고, 출장 제한 등의 조처를 하는 등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국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후베이성 방문자와 다른 중국 지역 방문자 가운데 유증상자는 1주일간 자택에서 대기하도록 안내했다. 아울러 사내 공지로도 정부의 권고사항 등을 전달하고 있다. 삼성SDI도 우한 폐렴 대응 TF를 구성해 임직원들에게 지침을 제시했다.

우한에서 차로 3시간 이상 떨어진 우시에 공장을 두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아직까지 공장 가동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달 초 이미 대응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위험단계별 대응방안을 수립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소독제 비치와 방역활동을 진행 중이고, 사업장을 출입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하는 등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내 사업장의 경우 전사 게시판에 감염병 예방 행동 수칙을 공지하고 후베이성 출장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에 방문한 적이 있는 직원의 경우 증상이 없어도 해당 팀장에게 신고를 하고 마스크 등을 착용한 뒤 근무할 것을 공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설 연휴 직전 주의 공문을 발송했으며 사태 악화에 따라 중국 출장 제한 등의 강화 조치를 준비 중이다. 중국 현지에 근무하는 주재원의 가족들은 귀국 조치하기로 했다.

LG전자와 LG화학, LG상사의 경우 중국 출장 금지령을 내렸고, LG디스플레이 등 다른 계열사도 중국 출장을 최소화 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LG상사는 중국 주재원의 가족 모두를 국내로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당분간 중국 지역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근무 중 의심 증상이 있으면 즉시 환경안전부서에 보고하고 진단 확정 전까지 재택근무와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하도록 조치했다.

건설 현장도 신종 코로나에 대비해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건설사는 국내·외 전 현장 근로자들의 마스크 착용과 함께 건강 체크를 진행 중이며 이상 여부가 발견되면 곧바로 격리조치 등을 취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우한 폐렴' 돌발 악재가 찬물을 끼얹으면서 모처럼의 대 중국 매출 확대의 훈풍이 사라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고전했던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중간재 제조업체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거의 절반 가까이 줄었고, 중국 수출 비중이 상당한 SK종합화학 등의 해외 매출도 10% 안팎으로 감소했다. 당시에는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를 걱정했지만, 이번엔 중국 내수 시장의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세계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현지 수출 감소를 넘어 세계 경기의 침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SK종합화학이 중국 석유화학 기업 시노펙과 합작해 설립한 중한석화 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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