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왁자지껄]인재영입 잘 나가던 민주당, `미투 논란` 원종건에 제동 걸리나

입력 2020-01-28 14:52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27) 씨가 28일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4·15 총선을 앞두고 인재영입에서 자유한국당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던 민주당이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부실 검증 논란 등의 측면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원 씨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아무리 억울함을 토로하고 사실관계를 소명해도 지루한 진실공방 자체가 (당에) 부담을 주는 일"이라며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원 씨는 전 여자친구 A 씨가 인터넷상에 올린 '원 씨에게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전면 부인했다. 원 씨는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라며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에 들어와 남들 이상의 주목과 남들 이상의 관심을 받게 된 이상 아무리 억울해도 남들 이상의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게 합당할 것 같다"며 "더구나 제가 한때 사랑했던 여성이기에 주장의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함께 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원 씨는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다"며 "홀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야심 차게 영입한 원 씨가 불명예스러운 일로 낙마하자 민주당도 당황스러운 모양새다. 민주당은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당 차원의 조치에 나서는 한편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철저하게 검토하겠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에서 사실관계나 여러 관련 내용에 대한 확인을 통해 결과에 따라 원칙적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아울러 공직선거 후보자 출마 대상자를 상대로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조사해 이런 사례가 있을 경우 당은 원칙적으로 대응하고 인재영입 과정에서도 철저한 검증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폭풍은 여전하다. 당장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성일종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즉각 원 씨의 영입을 철회하고 모든 대한민국 여성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의 DNA에는 겉은 바른 사람이듯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썩어있는 '겉바속썩'이 있다"며 "사회적 약자에게 상처만 주는 민주당은 고개 숙여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여의도 왁자지껄]인재영입 잘 나가던 민주당, `미투 논란` 원종건에 제동 걸리나 — 미투 논란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번째 영입인재인 원종건씨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영입인재 자격을 자진 반납하겠다고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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