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회원국 중 하락속도 가팔라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2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5%로 작년에 비해 0.2%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는 OECD 회원국 중에서 빠른 편에 속한다. 우리나라보다 잠재성장률이 더 많이 떨어진 나라는 터키(4.4%→4.0%), 아일랜드(4.0%→3.4%), 아이슬란드(2.9%→2.5%) 3개국 뿐이다.우리나라는 1997년만 해도 잠재성장률이 7.1%였으나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5.6%로 낮아졌다.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속에 3.8%로 떨어지며 첫 3%대에 진입하더니, 2018년에는 2.9%로 하락하며 2%대로 주저앉았다.
잠재성장률이 3%대에서 2%대로 낮아지기까지 9년(2009∼2018)이 걸렸던 것과 달리, 2%대에서 1%대로 떨어지기까지는 기간이 더 짧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대에 진입한 지 불과 2년 만인 올해 잠재성장률이 2.5%로 낮아진 데다 내년에는 2.4%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잠재성장률이 급락하는 것은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생산성 둔화가 주 요인으로 꼽힌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17년 0.3%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콘퍼런스 보드에 따르면 한국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2017년 1.2%에서 2018년 0.5%로 하락했다. 총요소생산성이란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가가치의 증가분으로, 생산과정에서의 혁신과 관련 깊다.
일부 전문가들은 청년 인구가 줄고 생산성 증가율마저 낮아지면서 우리 경제가 2%대 성장도 달성하기 힘든 저성장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장기 추세상 잠재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2% 내외 낮은 성장률이 일시적 경기침체를 뜻하는 게 아니라, 저성장의 함정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잠재성장률이 급락해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대표적인 나라로 일본이 꼽힌다. 1992년만 해도 3.1%였던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거품 붕괴 속에 1993년 2.5%, 1994년 2.0%까지 추락했다. 이후 2002년 0%대에 진입하며 일본은 성장률이 0%대 안팎에 머무르는 나라가 됐다.
김승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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