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생산성 혁신만이 한국경제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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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생산성 혁신만이 한국경제 살길

   
입력 2020-01-28 18:36

박종구 초당대 총장


박종구 초당대 총장
노동생산성 향상이 한국 경제의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저성장, 저투자, 저고용으로 고전하는 한국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낮은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생산성이 전부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거의 전부다"라며 생산성 향상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우리나라의 낮은 생산성은 국제비교에서 쉽게 확인된다. 2017년 기준 한국의 시간당 생산성은 34.3달러로 조사대상 42개국중 29위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48.1달러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세계 1위인 아일랜드(88달러)는 말할 것도 없고 주요국인 일본(41.8달러), 독일(59.9달러), 프랑스(60달러), 미국(64.2달러) 보다 상당히 낮다. 포르투갈(32.3달러)과 유사한 수준이다. 한국생산성본부 자료에 따르면 OECD 평균 대비 생산성 비율이 2005년 55.1%에서 2010년 68.4%, 2015년 70.8%, 2017년 74.6%로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선진국의 70% 수준이다. 무엇보다도 2010년 이후 생산성 증가율이 현격히 둔화되고 있다. 콘퍼런스보드 분석에 따르면 2010-17년 제조업 1인당 생산성 증가율은 2.8%로 주요 경쟁국인 중국 8.6%, 싱가포르 7%, 인도 5.8%, 일본 4.1%, 스페인 2.9%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생산성 둔화는 경제에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저생산성은 제조업 경쟁력 저하 문제와 관련이 깊다. 제조업 부가가치율은 약 25%로 미국 36.9%, 독일 34.9%, 일본 34.5%, OECD 평균 3%와 크게 대비된다. 저생산성→저부가가치→저경쟁력의 악순환 구조가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이어졌다.

기업 설비 투자가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작년 233억달러로 전년 대비 13.3% 감소했다. 공장 등에 대한 그린필드형 투자는 20.5% 감소했다. '한국 탈출형' 해외 투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도 저생산성과 저부가가치의 악순환을 벗어나기 위한 기업의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생산성 향상과 관련된 주요 과제는 무엇인가. 첫째로 경쟁력의 주요 요소인 임금 결정시 생산성이 제대로 반영되어야 한다. 지난 3년간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되었다. 편의점 풀타임 일자리가 4.2만개 사라졌다. 점포당 평균 종사자가 2017년 2.3명에서 2018년 1.1명으로 급감했다. 경제활동의 중추인 40대 취업자가 2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것도 저생산성이 초래한 부작용이다. 2001-18년 최저임금은 연 9% 상승한 반면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연 4.7% 상승했다. 최저임금 결정시 노동생산성이 반드시 고려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둘째로 규제개혁이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마중물이다. 제조업의 70%선인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선진국 진입이 불가능하다. 의대 정원은 12년째 동결 상태다. 원격 의료도 시범사업만 계속되고 원격 협진만 가능하다. 100대 글로벌 스타트업 가운데 61개만이 우리나라에서 기업활동이 허용된다. 타다금지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한국은 '모빌리티 혁신의 무덤'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세계 104개 도시 핀테크 경쟁력 비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위권에도 들어가지 못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이 생산성 혁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역설한 배경이다.

공공부분의 생산성 혁신이 시급하다. 금년에만 공무원이 3만명 이상 늘어난다. 공공기관의 채용도 계속될 예정이다. 공무원 인건비만 39조원에 달한다. 취학 아동이나 대학 진학학령 인구가 급속도로 줄고 있다. 그러나 초중등 교육 예산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실정이다. 작년 8월 기준 비정규직이 86만명 늘었지만 공공기관만 정규직이 17% 이상 늘어났다. 공공기관이 '철밥통' 소리를 듣는 이유다.

저출산·고령화에 신음하는 한국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최우선 과제다. 생산성 제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생산성 혁신이 한국 경제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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