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KT&G가 전자담배 릴의 해외 진출을 위해 '적과의 동침'을 선택했다.
29일 KT&G는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 전자담배 릴(lil)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백복인 KT&G 사장과 안드레 칼란조풀로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CEO가 참석해 서명식 등을 진행했다.
양 사간 계약에 따라 KT&G는 필립모리스에 릴을 공급하고 필립모리스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릴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최초 계약 기간은 3년이며 성과를 지켜본 후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수출하는 제품은 릴 하이브리드와 릴 플러스, 릴 미니, 릴 베이퍼 등 4종이며 향후 출시될 제품들도 필립모리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될 예정이다. 브랜드명은 KT&G가 사용 중인 릴과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를 병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왕섭 KT&G NGP사업단장은 "해외에서는 아이코스의 브랜드 파워가 월등히 높다"며 "릴과 아이코스의 브랜드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서 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아이코스와 릴이 해외 시장에서 서로의 매출을 잠식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는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쉬라 디팍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CSO는 "아이코스와 릴의 포트폴리오는 상호 보완적"이라며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에게 더 넓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KT&G는 릴의 해외 진출을 교두보로 삼아 2025년까지 '글로벌 빅 4' 담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80여개국에 달하는 진출 국가 수를 올해 안에 100개국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백복인 KT&G 사장은 "이번 계약은 양 사뿐만 아니라 세계 담배사에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며 "KT&G와 필립모리스의 협업이 연기없는 미래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KT&G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전자담배 릴의 글로벌 진출을 시도한다. 사진은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백복인 KT&G 사장. <김아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