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열 이어 김성식·김관영 탈당 대열 합류
수세에 몰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호남기반 정당 간 통합 추진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바른미래당 창당의 주역인 안철수 전 의원과 당권파였던 이찬열 의원의 탈당에 이어 손 대표의 곁을 지켰던 김성식 의원, 김관영 의원마저 탈당 대열에 합류하자 '통합 카드'를 꺼내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손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안신당·평화당과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손 대표는 "제3지대 중도통합이 긴밀히 협의 되고 있다"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원래 대안신당, 평화당과의 통합에는 유보적이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통합을 하면 전국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놓치고 호남지역 정당에 머무르는 한계를 갖게 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을 먼저 전국 정당 반열에 올린 뒤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손 대표는 불과 며칠 만에 입장을 바꿨다. 손 대표는 "한국 정치 구조를 바꾸기 위한 제3지대 중도통합은 대안신당, 평화당 등 기존 정당과의 통합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지만, 중도·실용을 추구하는 이들 정당과의 통합은 필수 요소"라고 통합에 힘을 실었다. 손 대표는 "제3지대 통합과 새로운 미래세대 통합이 끝나면 저의 역할이 거기까지라고 생각한다"며 "그 뒤에는 한 사람의 평당원으로서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민생중심 실용적 정치를 위해 저를 바칠 것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손 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가능하면 주중 통합을 발표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상당히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고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다. 손 대표는 통합이 성사될 경우 대표 지위를 내려놓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손 대표는 "내일이라도 당 통합되면 당 대표 안 한다는 것"이라며 "대표를 한 사람이 사무총장을 하겠나, 부총장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손 대표의 통합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손 대표 주변에 남아 있는 인물이 없다. 이 의원이 지난 4일 탈당을 선언한 후 김성식 의원이 이날 탈당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바른미래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성식 의원은 "며칠간 참담한 심경으로 묵언의 시간을 보냈다"며 "험난한 길일지라도 낡은 정치판을 바꾸고 미래세대를 중심으로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넘어서 정치적 시대교체를 이루는 일에 '무소속'으로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21대 총선에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다. 김성식 의원은 바른미래당 몰락의 원인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무리한 합당에서 찾았다. 그는 "잘못된 합당의 주역들이 분란의 축이 됐고 결국 당을 이리저리 찢어버렸다"고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정조준했다.
김관영 의원은 오는 6일 군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탈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은 이미 이 의원의 탈당으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다. 김성식·김관영 의원이 탈당하고 나면 의석은 17석으로 더 줄어든다. 손 대표는 이와 관련 "국회의원이 탈당하겠다고 움직이는데 막을 길이 없었다"며 "교섭단체가 무너진 상황이지만 대안신당, 평화당과의 통합 작업이 진행되면 회복할 수 있어 큰 걱정은 안한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이 7석의 대안신당과 4석의 평화당과 통합한다면 교섭단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