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파워 품은 알짜 심장 `트레일블레이저`… 살짝 밟아도 100㎞ 부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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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파워 품은 알짜 심장 `트레일블레이저`… 살짝 밟아도 100㎞ 부릉

김양혁 기자   mj@
입력 2020-02-09 18:39

가격 1995만원부터…풀옵션 3000만원 초반대
핸즈프리 트렁크오픈·애플 카플레이 등 무선 연결
경쟁력 최고… 소형 SUV시장 다크호스 기대감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한국지엠(GM) 제공>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한국지엠(GM) 제공>


시승기 -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한국지엠(GM)이 작정하고 만들었다. 새로 내놓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트레일블레이저'를 처음 마주한 순간 느꼈다. 의구심이 들었던 '작은 심장'은 주행으로 자신을 증명해냈다.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던 가격 부담까지 덜었다. 개발부터 생산까지 한국에서 주도한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최근 한국GM이 개최한 트레일블레이저 시승행사에서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경기도 김포의 한 카페까지 왕복으로 약 100㎞를 주행했다.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나왔다. 한국GM은 지난 2018년 부도 문턱에서 정부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 지원을 약속받고 첫 신차로 트레일블레이저를 내놓았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개발부터 생산까지 한국에서 리드한 쉐보레의 글로벌 SUV이자, 쉐보레 브랜드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핵심 모델"이라고 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 SUV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꼽히는 소형 SUV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소형 SUV 시장은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모두 진출한 시장으로, 최근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실상 한국GM은 지난 2013년 트랙스를 출시하며 국내 소형 SUV 시장의 포문을 연 주인공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시 '고가(高價) 논란'에 시달리며 스포트라이트는 오히려 다음 해에 나온 르노삼성자동차 QM3에 쏟아졌다.



이번엔 달랐다. 1995만원부터 시작하는 '착한가격'은 시장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가장 높은 트림(RS)에 모든 옵션을 추가해도 300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가격만 따지면 한국GM이 타깃으로 삼은 차량이 기아자동차 셀토스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셀토스의 차량 가격은 1965만원부터 시작한다. 내부에서 '셀토스보다는 무조건 낮은 가격에 시작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담이었던 가격을 털어내고 나면 홀가분하다. 크기 면에서 트레일블레이저는 셀토스를 앞선다. 전장은 4425㎜로 셀토스(4375㎜)보다 길고,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2640㎜)도 10㎜ 길다. '하이클래스 소형 SUV'로 마케팅을 강조해왔던 기아차 셀토스로선 뒤늦게 나온 트레일블레이저에 한 방 먹은 셈이다.

실제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의 같은 체급에서 볼 수 없었던 편의 사양 등을 대거 적용했다. 전동식 트렁크는 물론 발짓으로 트렁크를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기능을 탑재했고, 9단 자동변속기도 눈에 띈다. 모든 모델에는 6개의 에어백, 차선 이탈 경고와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등 안전사양이 기본 적용된다. 특히 스마트폰과 인포테인먼트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기존 USB 유선 케이블로만 연결할 수 있었던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무선으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에 1.2ℓ와 1.35ℓ 엔진을 얹었다. 대부분 경쟁차종들이 1.6ℓ 엔진을 적용한 만큼 힘에서 밀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별다른 답답함을 느끼지 못했다. 애초 주행 전부터 숫자만 보고 차량을 너무 과소평가한 게 아닌가 머쓱해졌다. 시승차 뒷좌석에는 차량 개발에 참여한 엔지니어들도 동승했는데, "개발과정에선 시속 180㎞ 이상까지도 거뜬히 달려냈다"고 했다.

사실 트레일블레이저에 적용된 1.35ℓ 엔진은 이미 말리부에서도 검증받은 엔진이다. 몸무게 1400㎏의 말리부를 이끈 엔진이라면 1300㎏대의 트레일블레이저는 식은 죽 먹기다. 물론 태생적 한계로 휘발유차 기준 셀토스(177마력)의 힘을 따라 갈 수는 없지만, 156마력의 힘으로도 충분히 주행의 재미는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한국GM은 내놓는 차종마다 국내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성능과 가격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지 못한 탓이다. 이번이야말로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기회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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