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덮친 화훼업계, 주문량 30%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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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덮친 화훼업계, 주문량 30% `뚝`

김동준 기자   blaams89@
입력 2020-02-12 20:22

졸업식 시즌 불구 발길 끊겨
하루 70개 주문으로 확 줄어
밸런타인 데이 특수도 무덤덤
포장지·리본 등 부자재도 타격


12일 오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에서 사람들이 꽃을 고르고 있다.

김동준기자



"도매상인데 소매상 하듯이 팔고 있으니…."
12일 오전 11시쯤 서울 양재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에서 만난 한 도매상은 씁쓸한 표정으로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 도매상은 "하루 100개 주문이 들어왔다면 요즘은 70개도 겨우 들어온다"며 업황을 묻는 기자에게 하소연하듯 말했다. 주문량이 30%가량 줄었다는 의미다.

양재동 화훼공판장은 국내 최대 꽃시장이다. 38만331㎡ 넓이에 1,2층 복도를 사이에 두고 127개 꽃도매상점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오전 일찍 개장하고 오후 1시면 파장을 하는 이곳은 졸업식이 몰린 매년 이 때쯤이면 꽃을 찾는 소매상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만연한 올해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 통로 양면 촘촘히 들어선 꽃도매상 상가마다 소매 상인들의 모습이 드문드문 보였을 뿐이다. 오전 일찍은 그나마 소매상들이 몰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나마 몰렸던 소매상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한 상가 상인은 곁에서 업황을 묻는 기자에게 "조금만 더 있으면 파장(罷場)할 시간인데도 '한 개요, 두 개요' 정도로 팔리고 있다. 1~2월 졸업 시즌을 화훼업계 극 성수기라고 하는데 주문량은 거의 소매 수준으로 줄었다. 지금껏 이렇게 힘들었던 적이 있나 싶다"면서 손사래부터 쳤다.

졸업식 특수는 물건너 갔고 이틀 뒤로 다가온 '밸런타인 데이' 특수를 노려봄직 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게 대다수 도매상들의 목소리다. 크게 떨어졌다고 보기 힘든 꽃 가격 때문이다. 한 도매상은 "지난주까지만 장미꽃 가격이 떨어지면서, 농가에서는 꽃밭을 다 갈아 엎었다고 한다"며 "그러다 보니 새벽 경매에서는 또 가격이 올랐다"고 했다.

실제 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새벽 경매에서 장미(비탈 품종) 평균 낙찰단가는 7153원을 기록했다. 예년보다 낮은 가격이지만, 지난 10일(5075원)과 7일(3565원)에 비해서는 약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다른 도매상은 "밸런타인 데이 덕에 수요가 늘더라도 이제는 팔 꽃이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졸업식 시즌을 대비해 콜롬비아나 에티오피아에서 대량으로 장미를 수입해 온 도매상들의 걱정은 더 크다.

설 연휴가 1월 말이었던 탓에 평소보다 1~2주 빠른 1월 중순쯤 주문을 넣었다가 신종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도매상 김모 씨는 "다른 때 같았으면 꽃을 더 달라고, 주문하려고 난리였을 텐데, 이제는 조금이라도 트집 잡아서 주문했던 꽃도 되도록 안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도매상도 "지난주 기준 장미꽃을 300단을 수입했는데, 50단은 팔지도 못하고 가져다 버렸다"며 "수입해 온 가격에서 되레 30% 손해를 보면서 팔려고 해봐도 지금은 안 팔리는 게 현실"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뿐 아니라 꽃 판매가 줄어들면서 꽃 포장지와 리본 등 부자재를 파는 업자들의 수입도 덩달아 줄어들고 있다.도매시장 2층에서 부자재를 공급하는 한 도매상은 "꽃 수요가 줄어든 만큼 부자재 주문량도 줄어드는 것 아니겠나"라며 "매출 기준으로는 평소 대비 90% 가량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신종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화훼업계 등을 위해 목적예비비를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0일 브리핑을 통해 "외식이나 화훼 등 여러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필요하면 목적예비비를 쓰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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