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반도체 합종연횡… `큰 손` 삼성 M&A행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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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반도체 합종연횡… `큰 손` 삼성 M&A행보 주목

박정일 기자   comja77@
입력 2020-02-12 20:22

작년 317억달러 역대 3번째 규모 커져
삼성, 메모리반도체 성장으로 자금여유
시스템반도체 이 부회장 각별한 관심
업계 "공격적 M&A로 경쟁력 키워야"


지난달 2일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화성사업장 내에 있는 반도체연구소에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3나노 반도체 미세공정 개발 현장을 챙겼다.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세계 반도체 인수·합병 시장이 다시 살아날 조짐이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한 반도체 업계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큰 손'인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년 뒤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선언한 가운데,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자금 여유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한 글로벌 불확실성과 재판 결과 등의 변수가 삼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이렇다 할 만한 M&A 행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작년 반도체 M&A 역대 3번째…AI·IoT 집중=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억 달러 이상 대형 반도체 관련 M&A가 7건이나 성사되면서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올해에도 활발한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2020년 집적회로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317억 달러(약 37조원) 규모의 M&A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전년도와 비교해 22.4% 늘어난 것으로, 지난 2015년(1077억 달러)과 2016년(598억 달러)에 이은 역대 3번째에 해당하는 숫자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반도체 시장에서는 NXP의 프리스케일 인수(167억 달러), 인텔의 모빌아이(153억 달러) 인수 등 대형 M&A가 봇물처럼 쏟아졌지만, 2018년에 259억 달러에 머물면서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인피니언의 사이프레스 반도체 인수(94억 달러) 계약 등 10억 달러 이상 중·대형 M&A가 이어지면서 다시 반등세를 나타냈다. 기간별 평균을 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 평균 M&A 규모는 126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2015년부터 작년까지 평균은 588억 달러로 급증했다.


IC인사이츠는 "칩 산업의 통합이 빨라지고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추가하기 위한 거래가 이어지면서 인수 속도가 빨라졌다"며 "특히 머신러닝 등 AI, 자율주행, 가상·증강현실(VR·AR)과 확대 중인 IoT 고속 무선 연결 등은 10년 동안 더 높은 성장세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하만 이후 조용한 삼성…다시 움직이나=반도체 M&A 시장이 다시 살아나면서 업계의 시선은 삼성전자로 향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을 선언한 만큼 공격적인 M&A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3년 여 동안 M&A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거의 없었다.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데이코, 비브랩스, 하만 등을 인수하며 자동차 전장부품, AI, 가전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섰지만, 2017년 이후에는 눈에 띌만한 행보가 거의 없었다. 국내·외 일부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반면 인텔과 애플, 퀄컴 등 세계 주요 IT 업체들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더 이상 지체할 순 없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이 부회장의 각별한 관심에 정부 차원의 육성 의지까지 더해지면서 유력 M&A 후보군으로 지목된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올 초 첫 현장경영으로 화성사업장 내에 있는 반도체연구소를 찾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점검하고 비메모리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뚝심으로 메모리를 세계 1위로 키운 것처럼 이재용 부회장도 비메모리에서 성과를 거두려 할 것"이라며 "시장과 기술 진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만큼 공격적인 M&A로 단기간에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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